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지난달 31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전투 대비 경계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 남부전구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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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핵무기 탑재 가능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도 해당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예고한 상태여서 역내 긴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전날 해군과 공군 병력을 동원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혹은 파나타그 암초) 영해와 영공, 주변 해·공역에서 전투 대비 경계 순찰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6초 분량의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남부전구는 성명에서 “황옌다오는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일부 국가의 주권 침해 및 도발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를 확고히 수호하며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TV(CCTV)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위위안탄톈은 이날 중국군의 군사 훈련 사실을 전하며 H-6K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뤄 암초 인근 공역에 진입한 뒤 동남 방향으로 비행한 항로도를 공개했다.
H-6K 폭격기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고 사정거리 1500㎞ 이상인 공대지 순항미사일 CJ-20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략자산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찰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비롯한 주변국,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핵심 전략자산을 공개적으로 투입했다는 점에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이른바 ‘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해역의 약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필리핀 등 주변국과 오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해 왔으며, 중국 해경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양국 간 충돌도 이어졌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9일 필리핀과의 양자 회담에서 해양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30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서도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대화를 강화하며 자제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적 메시지가 나온 지 불과 수일 만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합동 순찰과 훈련을 이어가며 영유권 수호 의지를 재차 과시한 셈이 됐다.
중국 현재국제관계연구원 해양전략연구소 소속 양샤오 연구원은 CCTV 인터뷰에서 “필리핀은 최근 불법적으로 훈련 구역을 설정해 남중국해 해역에 진입하는 등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이번 남부전구의 순찰은 필리핀에 대한 명확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한편 필리핀은 지난달 2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약 70일간 스카버러 암초를 포함한 인근 해역에 대규모 ‘군사훈련 구역’을 설정하고 비행 및 항해 금지 조치를 발효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분쟁 해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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