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 판결에 관세 환불 언급 안해
재무장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기업들은 이미 소송 행렬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이미 낸 관세에 대한 환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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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각국에 부과한 이른바 ‘상호 관세’가 위법이라고 미 연방 대법원이 판결하면서 그동안 기업들이 낸 세금에 대한 환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위법적인 정책에 의해 세금을 냈기 때문에 환불을 해줘야 하지만, 대법원이 절차나 방법 등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으면서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일(현지 시각)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은 대통령에게 글로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국가별로 매긴 상호 관세의 법적 기반이 붕괴됐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관세 정책에 따라 이미 세금을 낸 기업들은 환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대법원이 이날 판결을 하면서 정부가 환불을 해야 할 의무까지 있는지 등도 적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댈러스 경제클럽 연설에서 “대법원은 정부가 반드시 환불해야 하는지 판결하지 않았고 국제무역법원으로 돌려보냈다”면서 “(환불은) 몇 주,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트럼프 정부가 상호 관세로 얼마나 징수했는지는 공개적으로 확정된 금액이 없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정부가 약 1150억~1450억달러 정도의 관세를 징수한 것으로 추정했다. 환불 신청을 위한 시스템이나 환불 절차 등도 정해진 게 없다.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 퍼시픽 리서치 인스티튜트 경제학자 웨인 와인가든은 미 CBS에 “이 정도 규모의 관세 환불은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행정부가 자발적으로 환불할 가능성은 없고 기업이 직접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네소타에 기반을 둔 유아용품 판매업체 비지 베이비 대표 베스 베니케는 “이제 어떻게 되는지, 관세를 어떻게 돌려 받는지 등 방향을 잃은 느낌”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관세 부담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관세 인상의 약 90%를 자체적으로 부담했다. 특히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기보다 자체적으로 흡수하면서 관세가 물가 상승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가 환불될 경우 미 경제에 미칠 파장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관세 환불 소송은 시작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미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날 판결 전까지 기업들은 하급심 판결을 기반으로 이미 납부한 관세를 환불해 달라며 1000~1500건의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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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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