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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브라질 닭과 한국 맥주... 李·룰라 치맥 “FTA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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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회담 후 만찬... 韓·남미 공동시장 협의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과 남미 공동 시장(메르코수르·MERCOSUR) 간 무역 협정 체결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로 이뤄진 남미 최대 경제 협력체다. 한·메르코수르 무역 협정은 2018년 협상을 시작했으나 2021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한국과 남미 공동 시장 간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도 무역 협정 체결이 긴요한 과제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철강 등 남미의 천연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남미 공동 시장과 무역 협정 체결을 추진해 왔지만, 농산물 개방 등 쟁점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청와대는 “남미 공동 시장의 핵심 회원국인 브라질이 협상 재개를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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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만찬에서 룰라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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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핵심 광물 등에서 “양자 협력을 제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가진 세계 최대 수준의 희토류 매장량을 언급하며 “핵심 광물에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원한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산 소고기 수출을 위한 위생 검역이 조속히 마무리되면 한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부처 실사단을 브라질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경제, 통상, 금융, 과학, 농업, 보건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총 10건의 양해각서(MOU) 및 협약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만난 건 작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20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양 정상은 첫 만남 때부터 ‘소년공 출신’이라는 공통점, 정치적 역경을 매개로 친분을 쌓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평소에 참으로 존경해왔던 지도자이자 저의 친구, 동지, 아미고(amigo)인 룰라 대통령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님의 정치적 여정, 그리고 인생 역정이 참 닮아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님과 만난다고 하니 ‘소년공들의 만남’이라고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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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브라질 확대정상회담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요청한 포르투갈어로 된 이 대통령 인물책자에 사인한 뒤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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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라 대통령도 “이 대통령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우리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일찍부터 일을 했으며 당시 겪은 노동 상처의 자국을 몸에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으로 일할 때 프레스에 왼쪽 팔뚝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고, 룰라 대통령도 19세에 금속 공장에서 일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 뒤 처음 방한한 국빈인 룰라 대통령을 위해 취타대 및 전통 의장대 280여 명, 어린이 환영단 25명 등이 동원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룰라 대통령의 차량은 취타대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청와대로 들어섰다. 청와대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은 의전과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건물 앞에 나와 룰라 대통령의 차량을 맞았고, 양 정상은 깊게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룰라 대통령이 청와대 방명록을 작성하자 이 대통령은 “서명이 예술입니다”라고 했다. 기념 촬영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먼저 이 대통령의 손을 잡았고, 양 정상 내외가 손을 잡은 채 촬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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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포옹하며 맞이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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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남색 정장에 금색 넥타이를 맸다. 김 여사도 푸른색 저고리와 녹색 고름, 노란색 치마의 한복을 입었다.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색으로, 예우의 의미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상회담에 이은 국빈 만찬에선 웅산밴드가 브라질 음악인 보사노바를 공연했다.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내외는 만찬에 이어 청와대 상춘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 치킨, 브라질 닭 요리, 생맥주로 ‘치맥 회동’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올해 81세인 룰라 대통령에게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호작도(호랑이와 까치 그림)를 선물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 한국 화장품도 선물했다. 룰라 대통령이 축구팬이고, 지난해엔 ‘한국 화장품 덕분에 잘생겨졌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이 노동운동가 출신인 점을 감안해 전태일 열사의 평전도 선물했다. 잔자 여사에게는 이름이 각인된 삼성 휴대폰, 뷰티 기기 등을 선물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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