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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진주만 공습 예견한 책, 친필 서명해 전하며 美 각성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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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자료로 되짚는 이승만의 생애]

    [10] ‘재팬 인사이드 아웃’ 특별 서명본

    책 표지는 붉은색 바다 위에 검게 칠한 일본 열도가 떠 있는 그림이다. ‘재팬 인사이드 아웃(Japan Inside Out)’이란 제목의 이 책은 이승만이 1941년 8월 미국 뉴욕에서 출간한 저서로, 한국어 제목은 ‘일본 내막기’다. ‘일본이 머지않아 전쟁을 일으켜 미·일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한 책인데, 출간 4개월 만에 진주만 공습이 발생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은 최근 이 책의 ‘진주만 공습 1주년 기념 특별 서명본’을 발굴했다. 표지 뒷장에 ‘With the Compliments of Syngman Rhee(저자 이승만 증정)’라는 서명과 함께 ‘Washington D.C., Dec 7, 1942, first anniversary of Pearl Harbor(워싱턴 DC에서 진주만 공습 1주년을 기념함)’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 특별 서명본은 향후 건립될 이승만대통령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조선일보

    이승만 저서 ‘재팬 인사이드 아웃’의 진주만 공습 1주년 기념 특별 서명본./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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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팬 인사이드 아웃’의 표지.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누구에게 이 특별 서명본을 증정했나? 이것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위생학 박사 학위를 받아 한국인 최초의 여성 박사가 된 송복신(1900~1994)이 미시간대 영문과 교수인 칼튼 웰스(Wells)에게 전달한 책이다. 송복신은 당시 이승만의 독립 외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조력한 인물이었으며, ‘재팬 인사이드 아웃’의 홍보에도 팔을 걷었다. 한국과 관련한 영문 출판물이 희귀한 상황에서, 미국 지성계에 이 책을 전파함으로써 일본 군국주의의 실체를 알리고 한국 독립의 필요성을 호소하려 했던 것이다.

    이승만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의 군사적 팽창이 가속화되던 시기에 미국 정부와 국민의 대일(對日) 경각심을 고취하려는 목적에서 이 책을 썼다. 한마디로 ‘미국인 당신들은 일본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경고였다. 일본 군국주의의 뿌리와 주변국을 침략한 실례를 제시하며 전쟁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1905년 일본이 한국을 보호국화했을 때 방관한 것은 ‘미국의 역사적 책임’이라고도 질타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은 “이 박사가 일본인들의 위험천만한 정신 세계를 명쾌하게 밝혔다”는 서평을 썼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의 여러 정책 결정자에게 전달된 이 책은, 1941년 12월 진주만 공습 이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역주행’을 했다. 언론의 찬사가 이어지고 곳곳에서 서평회가 열렸으며 각지의 도서관에 비치됐다. 책의 인세 수입으로 이승만은 워싱턴DC에 집 한 채를 구입해 독립외교 수행을 위한 주미외교위원부 사무실로 사용했다.

    진주만 공습은 이승만이 1908년부터 주장해 온 ‘미·일전쟁 불가피론’이 현실화된 순간이었다. 또한 한국 독립을 위한 최후의 기회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이승만은 “우리는 이 천지 일시의 기회를 끌어 잡아 가지고 민주주의를 위하여 출마 분투해야 한다”는 공포서를 발표하는 등 전시 독립 외교에 전력투구했다.

    [유석재 역사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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