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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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이른바 ‘사법 3법’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8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사법 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23일 밝혔다. 민주당이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 왜곡죄 신설법(형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하자, 거듭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법 3법은) 사안의 무게감으로 볼 때 헌법 개정이 필요할 만큼 중대하다”며 “공론화를 통해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해서 의원들을 설득하고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정치권과 법조계)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있는 독일은 헌법상 연방헌법재판소를 대법원보다 상위의 ‘최종 심판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법원의 재판을 헌재가 다시 심판하는 것이 헌법 체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 헌법은 헌재와 대법원을 대등하고 독립된 기관으로 나란히 두고 있어서 재판소원은 헌재가 대법원 위에 서는 구조가 돼 사실상 위헌적인 ‘4심제’가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독일의 경우 ‘최고법원 법관’이 300명이 넘는 점을 ‘대법관 증원법’ 추진의 근거로 들지만, 이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독일의 최고법원 법관을 한국의 대법관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민사·형사를 다루는 연방대법원 외에 행정·재정·노동·사회 분야별 연방최고법원이 따로 있어서 유형에 따라 상고심이 여러 기관으로 분산돼 있고, 수백 명의 최고법원 판사가 우리 대법관과 달리 모두 전원합의체에 참여하지도 않는다. 현재 우리 대법원 구조에서는 대법관 수를 급격하게 늘리게 되면, 전원합의체를 통한 ’법령 해석 통일’ 기능이 약화되고, 인력 부족으로 1·2심 재판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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