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홈원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 액터가 검을 들고 전투 동작을 시연했다. [사진: 이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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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펄어비스가 24일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신사옥 '홈 원'에서 오는 3월 20일(한국시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앞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개발 현장을 공개했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 오디오실, 3D 스캔 스튜디오 등 붉은사막의 산실을 둘러봤다.
홈 원은 2022년 입주를 완료한 펄어비스의 신사옥으로, 설계 단계부터 게임 개발의 최적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지어졌다. 붉은사막, 도깨비 등 신작 개발팀과 차세대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 개발팀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114대 카메라·엔진 실시간 연동, 현장 즉시 확인
홈 원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는 114대의 광학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광학식 카메라는 적외선을 쏘아 배우 몸에 부착된 마커에서 반사되는 빛을 인식하고 3D 좌표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이 스튜디오의 핵심 기능은 블랙스페이스 엔진과의 실시간 연동이다. 배우가 움직이는 즉시 게임 캐릭터에 반영돼 연출자와 배우가 현장에서 결과물을 보며 동작을 조율할 수 있다. 최기언 펄어비스 연출액션팀장은 "같은 동작이라도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움직임의 정도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접 보고 소통하며 촬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액터들한테도 내 캐릭터가 어떤 사람이고 이게 어떤 세상인지 거울 앞에서 어떤 옷을 입고 서 있을 때에 따라 나도 모르게 태가 바뀐다"며 실시간 연동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액터 두 명이 검과 봉을 들고 전투 동작을 시연했다. 동작이 실시간으로 게임 캐릭터에 반영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검의 종류만 40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무게 중심 위치에 따라 배우의 자세가 달라지기 때문에 무기별로 별도 소품을 제작·구매해 촬영에 활용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 있는 다양한 무기 소품들 [사진: 이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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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 장면에서는 스펀지 재질의 모조 검을 쓰되, 실제 무게 재현이 필요한 신에서는 실제 무기를 사용한다. 배우진은 뮤지컬 배우, 스턴트 전문가, 댄서, 아크로바틱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물 모션 캡처도 진행한 바 있다. 강아지는 마커를 부착해 훈련사와 함께 촬영했고, 말은 외부 현장에 직접 찾아가 촬영했다.
동시 촬영 가능 인원은 홈 원 기준 12명이다. 별도 공간인 아트센터는 홈 원보다 층고가 높고 면적도 넓어 최대 24명 동시 촬영이 가능하다. 드래곤·몬스터 등 대형 오브젝트 장면이나 와이어 액션처럼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한 촬영은 아트센터에서 진행한다.
오디오실에서 사운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호정 기자] |
◆오디오실-폴리 녹음 도입…"투박한 사운드, 타격감 위한 선택"
오디오실은 음악, 효과음, 성우 녹음 등 게임 사운드 작업의 전 과정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총 10개의 독립 부스로 구성돼 있다.
핵심 공간은 폴리 사운드 스튜디오다. 폴리 기술은 상업 영화 제작에서 쓰이는 방식으로, 기성 사운드 라이브러리 대신 직접 녹음한 소리를 게임에 적용한다. 스튜디오 바닥에는 모래, 풀, 자갈, 돌 등 다양한 재질이 깔려 있어 발걸음 소리나 갑옷 움직임 등 상황별 소리를 현장에서 녹음한다.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 특성에 맞는 커스텀 사운드 리소스가 필요할 때 이 스튜디오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오디오실 스튜디오 바닥에는 모래, 풀, 자갈, 돌 등 다양한 재질이 깔려 있어 발걸음 소리나 갑옷 움직임 등 상황별 소리를 현장에서 녹음한다. [사진: 이호정 기자] |
이날 현장에서는 게임 내 거대 기계용 사운드 제작 사례가 공개됐다. 펄어비스 오디오실 관계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기계 용에 대해 어떻게 녹음하면 좋을까 고민했을 때 배전함을 떠올렸고, 세탁기 호스 같은 걸로 날갯짓의 기계적인 느낌을 가져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실재하지 않는 피사체의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상 사물을 재해석한 사례다.
류휘만 펄어비스 오디오 감독은 전투 사운드에 대해 "동종 게임 업계에서 같이 사운드 작업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소리가 많이 투박하고 거칠다고 느끼실 것"이라면서도 "실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정말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하고 그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세련된 사운드보다 타격감을 우선한 의도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사운드 출력 방식에도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기술이 적용돼 있다. 바람 세기에 따라 출력 사운드를 자동으로 전환하고, 물체 간 충돌 시 재질·무게·속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적합한 사운드를 자동 출력하는 구조다. 담당자는 이를 "타 상용 엔진과 구별되는 오디오 강점"으로 꼽았다. 기존 방식에서는 상황별로 사운드를 하나하나 스크립팅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은 광활한 오픈월드 환경에서의 사운드를 자동화해 제작 효율을 높인다.
페이셜 스캔 부스에는 144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입 모양, 눈가 근육 등 표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데이터화한다. [사진: 이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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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스캔 스튜디오-272대 카메라 360도…돌·갑옷도 스캔
3D 스캔 스튜디오는 전신 스캔, 페이셜 스캔, 턴테이블 카메라 부스 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이를 직접 보유한 곳은 드물다.
전신 스캔 부스에는 272대의 카메라가 원형으로 배치돼 있어 한 번의 셔터로 피사체를 360도 동시 촬영한다. 페이셜 스캔 부스에는 144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입 모양, 눈가 근육 등 표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데이터화한다. 촬영 결과는 전면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다.
3D 스캔 스튜디오에서는 여러가지 돌들을 직접 다 스캔해서 게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 이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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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 카메라 부스에서는 바위, 나무 밑둥, 유물 등 자연물과 소품을 3D 리소스로 제작한다. 스튜디오 내에는 다양한 크기의 돌이 보관돼 있었는데, 지자체 협조를 통해 채취한 실제 돌을 스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상 촬영 시에는 마네킹을 활용해 옷감 주름을 고정시킨 뒤 스캔한다. 사람이 옷을 착용하면 움직임에 따라 주름 형태가 달라져 재질 질감을 정확히 데이터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공정을 통해 옷감의 질감, 표정 주름, 장비의 미세한 흠집까지 데이터화함으로써 게임 그래픽 퀄리티를 높이는 동시에 개발자의 반복 작업 시간을 단축한다.
◆7년의 개발, 3월 출시
2019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붉은사막은 공식적으로 두 차례 출시 연기를 거쳐 지난 1월 21일 '골드행'을 선언했다. 장르는 당초 MMORPG로 기획됐으나 개발 과정에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전면 수정됐다. 출시 플랫폼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 스팀, 애플 맥, 에픽게임즈 스토어다.
스팀 등 주요 플랫폼 위시리스트는 200만을 돌파했고, IGN, 게임스타 등 글로벌 미디어는 '2026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고 있다. 이날 공개된 모션 캡처 스튜디오, 오디오실, 3D 스캔 스튜디오는 그 기대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다. 출시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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