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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원재료 값 폭등·건강 관심에… 아이스크림 ‘수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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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 중심 유통 구조도 한몫

    국내社 영업이익 30% 넘게 급감

    조선일보

    서울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아이스크림 진열대를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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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수난 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빙과 시장 양강인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모두 작년 영업이익이 30% 넘게 급감했고,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회사 매그넘아이스크림컴퍼니(이하 매그넘) 역시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는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지난해 나란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줄었다. 과자 등 다른 품목의 매출은 늘었지만, 전체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빙과 부문 매출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0.5%)하며 전체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빙그레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전년보다 32.7% 급락했다. 두 업체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동반 추락한 것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는 원재료 가격 폭등이 꼽힌다. 아이스크림이 쉽게 녹지 않도록 하는 코코넛오일 가격은 지난해 t당 2480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63%나 뛰었다. 아이스크림 유통 구조도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 이후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아이스크림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이다.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이 포화 상태라 소비자들이 굳이 온라인 배송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판매 중 이커머스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5년 전(6.3%) 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네 판매에 묶여 있는 제품 특성상 가격 경쟁이 계속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기 있는 신제품 부재, 건강 관리 트렌드, 기후 변화 등도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위기감이 커지자 업체들은 과감한 다이어트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쮸쮸바 딸기 등 비주력 제품을 대거 정리하며 상품 숫자를 13% 줄였다. 빙그레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신공장을 가동한 인도, 빙그레는 최대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빙과류의 부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회사인 매그넘은 실적 부진 발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18% 폭락했다.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는 하겐다즈를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사업부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진 아이스크림이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계륵’ 같은 존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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