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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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거명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통로를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전쟁 개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나라들에 작전 동참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가는 요충지로, 이란은 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해 통행을 차단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원유 물동량의 37%는 중국이고 인도 14.7%, 한국 12%, 일본 10.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중국 선박은 공격하지 않고 있고, 중국 역시 러시아 등 다른 나라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다.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 중 호르무즈 봉쇄로 제일 큰 영향을 받는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국내 원유·석유제품 비축량은 정부 7648만 배럴과 민간 7383만 배럴을 합쳐 208일분의 대응 여력이 있다. 그러나 봉쇄가 장기화되면 경제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로 확보는 한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그러나 군사 작전에 직접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 문제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좁고 긴 해협 특성 때문에 이란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 미 해군도 군함을 직접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됐던 2020년 1월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을 호르무즈까지 확장해 한국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수행한 적이 있다. 미국이 요청했던 연합 협의체가 아닌 독자적으로 작전하는 모양새를 취해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최소화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하면 동맹 수준이 가장 높은 4국을 언급하며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군함 파견 요청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보면서 동맹에 대한 재평가도 할 것이다. 한국은 관세는 물론 방위비 인상 요구 등 미국과 난제를 앞두고 있다. 호르무즈 군함 파견은 한·미 동맹, 국익 확보, 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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