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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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반도체 시장의 수급 구조가 달라졌다. 1분기 범용 디램(DARM)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90~95% 급등할 전망이다. 고객사들은 가격이 오르는데도 저항하기보다 오히려 물량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수요가 늘면 공장을 짓고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이 폭락하는 통상 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왔다. 하지만 그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AI 수요가 단순 호황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데이터에서 수급 구조 변화가 드러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산업 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9.4% 증가한 535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범용 디램 계약가격은 같은 기간 45~50% 올랐고, 범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합산한 혼합 계약가격은 50~55% 상승했다.
이 추세는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디램 계약가 상승률이 90~9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이 이렇게 빠르게 오르는데도 서버 고객사들은 추가 인상을 감수하더라도 구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수요 측면에서 변화가 배경이다. 과거 메모리 수요는 PC와 스마트폰 교체 주기에 연동됐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AI 애플리케이션이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장되면서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AI 서버를 넘어 범용 서버까지 번졌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고, 이 수요는 호황과 불황이라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장기 인프라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57% 성장한 5,6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공급 괴리율은 역사상 최대인 10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예상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수요가 늘면 공장을 짓고, 물량이 쏟아지면 가격이 폭락했지만 현재 공장을 늘려도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다수의 신공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생산 기여는 2027년 상반기 이후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클린룸 부족도 직접적인 병목 원이이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와 HBM4가 최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잠식하면서 범용 디램 공급 여력도 줄고 있다. 2D 구조의 미세화가 한계에 달해 공정 전환 자체에도 불확실성이 커져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가능성이 낮아진 이유다.
결국 공급이 일정 유지되는 가운데 수요 확대로 단가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1.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증가분의 80%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했다. 범용 디램, HBM, 낸드플래시가 동반 호조를 보인 결과다. 업계는 주가 조정으로 단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AI 수요가 견조하고 공정 난이도가 높아 정점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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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주가 더 오른다...수급 구조 전환이 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수급 환경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자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 디램 매출은 전분기 대비 43% 증가한 193억 달러로 시장점유율 36%를 기록하며 1위를 탈환했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출하량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192억 기가비트(Gb), 삼성전자의 HBM 매출액은 189% 증가한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다만 중국 CXMT의 상반기 기업공개(IPO) 추진과 YMTC의 연내 상장 가능성은 잠재 리스크다. 불황이 재차 도래할 경우 오히려 중국 반도체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전까지 구조 전환 성공 여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 가치 상승을 결정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때문에 두 기업은 사이클 자체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 구조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공급업계는 분기 단위 계약 대신 3~5년 장기 공급 계약으로 판매 방식을 바꾸는 등 안정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일례로 HBM은 수주 기반 '선주문 후생산' 체제로 재고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줄였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변화가 "사이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 잉여현금흐름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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