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훈련에서 해상 자위대 잠수함은 지난달 27일 히로시마(廣島)현 구레(吳)기지를 출항, 남중국해로 들어갔다. 훈련에는 해상 자위대 잠수함 ‘구로시오’와 ‘가가’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주변 해역을 장기항해하는 호위함 3척이 동원됐다.
개별 항해를 하던 이들 4척은 지난 13일 남중국해 공해 해역에 집결해 전술을 확인하는 등 실전 훈련했다. 훈련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자국 권리가 미치는 경계라고 주장하는 ‘9단선’ 내 해역에서 실시됐다. 이르면 오는 17일 베트남 중남부에 있는 남중국해 깜라인 해군기지에 일본 해상 자위대 잠수함으로는 처음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훈련과 관련 "공해상 훈련은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에 따른 정당한 활동"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밝혔다. 국제법을 어긴 게 아니라는 뜻이다. 방위성은 향후 훈련 실시 사실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
2018년 8월 27일 오전 히로시마현에서 남중국해를 항해하는 잠수함 ‘구로시오’의 모습./ 아사히신문 |
일본의 해상 교통로 요충지 역할을 하는 남중국해는 중국이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중국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중국해 인근에 암초를 매립, 인공섬을 조성해 군사거점화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일본은 이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베트남과 필리핀 등 남중국해 주변국과 연대를 강화하며 중국을 견제해왔다.
일본 자위대 간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움직임을 봉쇄하지 않으면 (일본이) 자유롭게 태평양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며 "태평양 안보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아사히신문에 전했다. 또 일본 정부 관계자도 "남중국해에 일본 해상 자위대의 잠수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중국에 각인시키는 것은 큰 억제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극비 훈련을 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내세우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한 걸음을 내디딘 행동"이라고 풀이했다.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두 국가가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핫라인 실효성을 높여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의 역내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인도양과 남중국해 등에서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의 해양 패권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이 개념을 언급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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