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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화웨이 회장, 인천상륙작전 비유하며 "美와 싸워 이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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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의 창립자 겸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금은 미국과 싸워 이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 회장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장정’, ‘인천상륙작전’ 등 군사작전에 비유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장정은 중국 공산당이 370일간 9600km를 거쳐 국민당 포위망을 뚫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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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중국 선전시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서 외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그는 중국 관영 CCTV 단독 인터뷰에서 "승리는 우리의 것"라며 미국의 제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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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민영 매체 신랑재경에 따르면, 최근 런 회장의 내부행사 발언이 화웨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공개됐다. 그는 이메일에서 "살아남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화웨이가 ‘장정’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위청둥 단말 부문 CEO에게 "인천상륙작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었다"고 전했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의 반격으로 승기를 놓쳤듯,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미국의 결정적인 반격에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이어 런 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총탄을 맞고 구멍이 뚫린 채 비행하는 IL-2 전투기 사진을 제시했다. 화웨이를 전투기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미국의 중점 타격 대상이었던 통신장비 부문이 4300발의 총탄을 맞았음에도 엔진과 연료탱크가 무사하지만, 스마트폰을 위주로 한 소비자 부문은 불행히도 연료탱크가 손상됐다"며 "화웨이가 전투기에 뚫린 구멍을 모두 잘 수리하고 미국의 공격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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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을 맞은 채 비행하는 IL-2 전투기를 내세운 화웨이 광고. /웨이보 캡처


그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관건인 생태계 구축은 2~3년은 걸리니, 3~5년 안에 대오를 개조하기 위해 전선과 참호에서 우수한 인력을 뽑아 정병을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에는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했지만, 지금은 미국과 싸워 이기려 한다. 천하의 인재를 받아들여 함께 전투를 벌여야 한다"고 했다.

런 회장은 또한 화웨이 통신장비 부문이 ‘상감령(上甘嶺)’에 올라 세계를 호령하게 하려 했었다고 밝혔다. 상감령 전투는 한국전쟁 중인 1952년 10월부터 11월까지 철원 오성산 일대에서 국군과 중국군이 벌인 고지전이다. 한국에선 저격능선 전투라고 부른다. 중국은 이 전투에서 한국전쟁 최대의 승리를 거뒀다고 내세워왔다.

끝으로 런 회장은 "화웨이는 확고부동한 방향과 유연한 전략전술로 필승의 구호를 외쳐야 한다"며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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