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피해자 보호 ‘가림막’ 설치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참석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설치된 가림막 안쪽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추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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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의 핵심 가해 혐의자로 지목받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김규봉 감독이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목격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정황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감독과 주장인 장 모 선수의 폭행 사실 은폐 시도를 목격한 선수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쓴 전·현직 경주시청 선수들은 “강요에 의해 쓴 진술서였다”고 했다. 이들 증언에 따르면 김 감독이 숙소로 불러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 등에 칼 꽂은 제자는…” “내가 때린 건 인정해. 그런데 내 직장, 내 밥줄을 건드려”라며 협박성 발언을 거듭했다.

이날 공개된 진술서 원본에서 해당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감독과 장 선수의 가혹행위를 부인하면서 최숙현에 관해서는 “운동하기 싫어서 도망가고,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 부정적으로 적었다. 임 의원은 경주 경찰을 향해 “이런 중요한 진술서를 이런 방식으로 받는 게 말이 되는가. 감독의 은폐 시도를 몰랐나”라고 지적했다.

핵심 가해자 3명 중 유일하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남자 선배 김도환도 “때렸다는 부분을 말하지 말라는 강요는 있었다”고 증언했다.

장 모 선수는 지난 5일 경주시체육회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에서 운동처방사 안주현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감독과 내가) 최대 피해자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둘의 폭행·폭언 정황은 더 명확해지고 있다.

장 선수와 김 감독을 고소한 한 선수는 “2016년 5월에 보강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숙소로 불려갔다. 장 선배의 지시를 받은 남자 선배가 각목으로 엉덩이를 10대 때렸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선수는 “장 선배는 자기 기분에 따라 후배를 폭행했다. 후배들은 이유도 모르고 선배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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