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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알몸에 수갑ㆍ두건...美 경찰 체포 뒤 흑인 질식사, 뒤늦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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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서 플로이드 사건 두 달 전 발생
유족, "경찰들 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한국일보

지난 3월 23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찰이 알몸인 대니얼 프루드의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운 뒤 복면을 씌우고 있다. 프루드가 경찰 체포 과정 중 거칠게 반응하다 점점 움직임을 멈추는 모습이 경찰 보디캠에 그대로 담겼다. 로체스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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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격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3월 뉴욕주(州)에서도 흑인 남성이 경찰 체포 과정의 과잉 진압으로 숨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흑인 남성 대니얼 프루드(41)는 지난 3월 23일 새벽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찰이 체포 과정 중 씌운 두건의 영향으로 질식사했다. 사건은 이 날 프루드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경찰 보디캠(몸에 착용하는 카메라) 영상을 공개하면서 대중에 알려지게 됐다.

이 영상에는 경찰 3명이 프루드를 체포하면서 머리에 두건을 씌우고 도로 바닥에 약 2분간 머리를 짓누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프루드는 알몸인데, 형인 조 프루드는 동생 대니얼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사건 당일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가 사라져 자신이 911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프루드를 발견한 경찰은 그에게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한 뒤 다가가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다. 그러나 프루드가 흥분해 "총을 내게 줘" 등의 말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머리에 두건을 씌운 뒤 얼굴을 바닥에 대고 손으로 누르며 "조용히 하고 침 뱉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무릎으로 그의 등 뒤를 누르고 있었다.

2분이 지난 뒤 거칠게 반응하던 프루드는 목소리가 점점 가늘어지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이어 구급대원이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프루드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일주일 뒤인 3월 30일 숨을 거뒀다. 검시관은 "물리적 제지 상황에서의 질식 합병증"이 원인인 "살인" 이라면서도 "발작적인 망상과 펜시클리딘(PCP)이라는 약물 중독도 사망에 기여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프루드의 유족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경찰들이 해고되고 살인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 조 프루드는 "이런 일이 멈추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형제들이 죽어야 하는가"라고 외쳤다.

뒤늦게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이날 로체스터 경찰서 앞에는 1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일부 경찰이 최루가스와 후추스프레이를 시위대에 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경찰이 프루드에게 씌운 두건은 피의자가 물거나 침을 뱉을 때 병원균을 옮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이와 관련해 NYT는 "최근 10년간 경찰에 체포된 70명이 이 두건 때문에 질식사한 사례가 나오면서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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