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의 한 자동차 경주용 트랙이 전날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 때문에 일어난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에 뒤덮여 있다. /교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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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지진때마다 떠도는 루머와 차별적 발언, 어떻게 대처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발생한 강진을 둘러싸고 또다시 차별적인 발언, 루머, 불확실한 정보가 트위터, 유튜브 등에 난무했다”며 “재해 때마다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런 발언이 지난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퍼진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을 흉내낸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거짓 소문을 그대로 믿어버린 일본인들은 무고한 조선인들을 구타·폭행·학살했다.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이 6000명 이상이라는 기록도 있다. 신문은 “관동대지진 당시에 비해 지금은 정보의 확산 속도가 현격히 빠르다”고 지적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선 이번 지진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만들어낸 인공지진’이라는 근거 없는 글도 나돌았다. 이 때문에 한때 일본 트위터에선 ‘인공지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신문은 “지하 핵 실험 등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번 지진같은 강진을 인공적으로 일으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관장이 입수해 2013년 8월 22일 동북아역사재단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관동대지진 당시의 사진들: (왼쪽부터) 자경단의 조선인 학살, 학살당한 조선인 사체, 경찰서에 압수된 자경단의 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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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면서 거짓 정보가 쉽게 퍼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치바현 이치하라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사진과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이치하라시 소방국은 폭발이나 화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공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가스를 연소시키면서 발생한 인위적인 불길을 보고 사람들이 착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해 지역에선 ‘외국인 범죄가 횡행한다’는 가짜뉴스가 쏟아졌는데, 도호쿠대학 연구진이 미야기현 센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80% 이상이 그 소문을 실제로 믿었다고 답했다.
지난 2018년 7월 호우 피해 당시엔 ‘현장에 중국인, 한국인, 재일조선인들이 도둑질을 한다’는 루머도 돌았다. 지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는 트위터에 ‘동물원에서 사자가 도망쳤다’는 가짜뉴스를 올린 가나가와현 거주 남성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거짓 정보에 대처하기 위해 불확실한 정보를 접하면 즉각 확산시키지 말고 언론이 보도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소셜미디어 운영진 측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저널리스트 츠다 다이스케씨는 “신문이나 방송의 정보가 신뢰성이 더 높고 최근 보도 속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악의적 내용의 트윗 게시물은 트위터 사에 공식 문제제기를 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숨김 조치할 수 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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