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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똑똑똑' 총 들고 와서 월급 묻는다…탈레반 공포의 가정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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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이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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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경제 활동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아프간의 주요 도시에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기습적으로 개별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진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서부 도시 헤라트에 사는 여성 와시마(38)는 전날 오전 총을 든 탈레반 조직원 3명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와시마의 신상정보를 기록하고, 직업과 봉급 등을 묻더니 “다시 일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로이터통신은 수도 카불에서부터 아프간의 남부 및 북부 등의 여러 도시까지 와시마와 유사한 사례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탈레반으로부터의 보복이 두려워 로이터통신에 익명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의 가정 방문이 경제 활동 장려를 넘어 새 정권에 대한 공포를 주입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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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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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은 현재 탈출 행렬로 북적이고 있는 공항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경제 활동이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불에서는 많은 업체가 문을 닫고 있고, 도시의 많은 곳이 버려진 채 방치돼 있다.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해 대통령궁을 장악한 이후 현지에서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17일 카불 점령 후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회복하고 번영이 도래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탈레반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인정하고, 정상 국가로 인정할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다. 더군다나 탈레반 하에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가가 장려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로 라디오 진행자인 여성 샤브남 다우란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집에 가라”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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