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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시장 출신 안상수 “대장동 설계·인사 시장이 몰랐다?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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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조건 몰랐다는데, 기억 안나 무죄면 교도소 없어질 것”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22일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본인은 대장동의 특혜 설계를 전혀 몰랐다고 하는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인천시장을 두 번 지낸 안 전 시장은 이날 조선일보 유튜브 겸 팟캐스트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에 출연, “시장을 하면 작은 사업 하나 하나까지 챙기고 결재를 해야 한다”며 “더구나 자신의 최대 치적 사업이라면 사업 설계, 수익 구조, 사업자 선정 등 모든 것을 세밀하게 챙기고 특혜 소지나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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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사업을 본인이 설계했다고 주장하면서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등에 80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 수입이 가도록 특혜가 주어진 것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안 전 시장은 “나도 대장동의 수십배 규모인 인천 송도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해 봤는데 세밀한 부분까지 하나 하나 챙겨보고 결재했다”면서 “그런데 성남시의 최대 사업인 대장동 개발을 하면서 민간에 어마어마한 수익이 가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안 전 시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보고받고 결재한 문서만 찾아보면 모든 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 지사가 국정감사에 나와서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고 한 말의 80~90%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민간에 천문학적 특혜가 간 것은 몰랐고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했다. 공(功)은 자기 것이고 잘못은 남탓으로 돌린 것이다. 더구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실무 부서가 사업자 공모 단계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추가 이익 환수 장치를 둬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두 번 모두 묵살됐다.

이 지사는 18일 국감에선 “추가 이익 환수 장치를 둬야 한다는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본인이 알고도 이를 거부했다는 취지로 들렸다. 이 때문에 성남시에 11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배임의 몸통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이 지사는 20일 국감에서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주체는 내가 아닌 성남도시개발공사”라며 “나는 그런 건의가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발을 뺐다. 배임 혐의를 받을 것 같자 불과 이틀만에 말을 싹 바꾼 것이다.

또 추가 이익 환수에 대해 처음엔 “100% 환수를 못해 유감스럽다”고 했다가 “추가 이익은 민간 사업자의 것”이라며 “추가 이익 환수는 계약 위반이므로 부당하다”고 했다. 이 말이 비판을 받자 “2년 후 터널 건설 비용 등 1100억원을 추가 환수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말이 계속 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전 시장은 “공사 실무진이 추가 이익 환수 장치를 두자고 문서로 건의할 때는 통상 공사 최고위층이나 시장 측과 논의하고 올리는 것”이라며 “추가 이익 환수는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인데 이런 건의를 시장이 몰랐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누구에게 얼마의 이익을 주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사안을 시장 결재 없이 결정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안 전 시장은 이 지사가 스스로 건의를 거부해 놓고 배임 혐의를 쓸까봐 말을 바꾼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설사 공모 단계에서 추가 이익 환수 장치가 빠졌더라도 사업자 선정 이후 얼마든지 환수 장치를 둘 수 있다”며 “그게 계약위반이고 부당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 인사를 누가 했는지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또 자신에게 인사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유씨 임명에 대해 마치 자기 책임은 없는 것처럼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전 시장은 “시 산하의 모든 공공기관 간부 인사는 최종적으로 시장이 하는 것”이라며 “인사위원회 등 절차를 거치지만 시장이 사실상 결정하고 결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가 자신의 최대 치적 사업을 수행할 성남도시개발공사 상임이사 자리에 유동규를 앉히면서 자신은 기억이 안나고 몰랐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안 전 시장은 “이 지사는 자기에게 불리하면 무조건 ‘몰랐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기억이 안나서 무죄를 받는다면 우리나라 교도소는 다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책임을 피하려고 꼼수를 쓰지만 기억이 안 난다고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안 전 시장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면 이 지사의 책임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검찰이 뒤늦게 압수수색을 하면서 시장실을 빼더니 21일에야 마지 못해 시장실을 압수수색했다”며 “숨길 것 다 숨기고 파기할 것 다 파기하라고 시간을 준 것”이라고 했다.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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