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당시 3주만에 “타당” 결론
‘황무성 사퇴압박 의혹’ 장본인이 대장동 닮은 ‘포천 내리개발’ 추진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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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타당성 용역을 맡았던 한국경제조사연구원(경제조사연)이 포천도시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도 진행한 것으로 26일 나타났다. 2019년 6월 출범한 포천도시공사에는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을 지냈던 유한기씨가 초대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유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직전인 2015년 2월 황무성 당시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사퇴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제조사연은 연구 시작 3주 만에 대장동 민관 합작 개발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낸 곳”이라며 “이들에게 다시 포천도시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을 맡긴 배경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조사연은 2019년 2월 ‘포천도시공사 설립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 최종 보고서를 경기도 포천시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실이 입수한 경제조사연 보고서 결론 부분에는 “지역 개발, 수익 창출 등을 위해 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가 제출된 지 4개월 뒤인 2019년 6월 포천시는 포천시시설관리공단을 포천도시공사로 전환 출범했고, 초대 사장은 그해 1월 포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던 유한기씨가 유임됐다.
앞서 경제조사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의뢰로 2015년 1월 연구 시작 22일 만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민관 합작 개발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결과를 냈다. 이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유동규(구속)씨, 개발사업본부장은 유한기씨였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실권자’로 지목되고 있는 두 사람은 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사내 1·2인자라는 뜻으로 각각 ‘유원’과 ‘유투’로 불렸다. 지난 24일 공개된 녹취록에는 2015년 2월 당시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인 유한기씨가 황무성 초대 사장에게 “시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님 명(命)을 받아서 한 것”이라며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온다. 한 달 뒤 황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현재 포천에서는 포천도시공사가 주도하는 ‘내리도시개발사업’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같은 민관 합작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내리도시개발사업은 포천시 내촌면 내리 일대 8만여㎡ 부지에 2025년까지 아파트 1300여 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사업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은 포천도시공사 51%, 민간 사업자가 49%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 갖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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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춘식 의원은 “유한기씨가 왜 포천도시공사 사장에 임명돼 대장동 방식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 전방위적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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