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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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끼리 수천억원 돈잔치를 벌이고 국회의원 아들에겐 퇴직금 50억원을 줬다는 기사를 보고 기가 찼어요. 뒤치다꺼리 열심히 했던 직원들에게는 법적으로 정해진 퇴직금 한 푼도 주지 않았는데….” 대장동 개발 시행사였던 판교AMC 전 직원 A씨가 말했다.
대장동 개발 일당이 자신들이 운영하던 시행사의 직원들에게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은 당시 대표였던 정영학 회계사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정 회계사는 이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2011~2016년 판교AMC에 근무했던 직원 3명은 지난달 정 회계사에게 각각 근무기간에 따라 추산한 퇴직금 총 5500만원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정 회계사는 2013년 1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판교AMC 대표였다. 판교AMC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사업 설계에 핵심 역할을 한 업체다.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개발업자 정재창씨가 경영했다. 2015년부터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한 뒤 판교AMC 대신 화천대유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판교AMC는 폐업 수순을 밟았다.
직원들에 따르면 정 회계사 등 경영진은 2015~2016년 각종 실무를 맡았던 직원들에게 “회사 사정이 어려워 회사를 청산해야 한다”며 퇴직을 요구했다. 직원들에게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판교AMC는 사업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자신이 운영하던 A 회계법인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판교AMC의 4대보험 미납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며 퇴직금 지급을 뒤로 미뤘다. 그로부터 약 6년이 지났지만 직원들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판교AMC의 금융권 대출 이자 체납 등으로 월급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이들은 회사에 근무할 당시 경영진, 대장동 지주들과 함께 성남시의회 앞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성남시의회 의원들을 찾아가 공사 설립 추진을 설득하는 일도 맡았다고 했다.
직원들은 경영진이 대장동 개발로 수천억원의 배당을 받았다는 사실을 불과 몇달 전 언론 보도로 알게 됐다. 전 직원 B씨는 “직원들은 회사가 실제로 망한 줄 알고 퇴직금을 요구할 생각도 못했다”며 “우리는 큰돈을 바라는 게 아니다. 퇴직금만이라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계사 측은 경향신문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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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대장동' 인터랙티브> 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daejang/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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