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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석 달 넘게 공회전하는 대장동 특검···진실 규명 염원보단 당리당략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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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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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경기지사)가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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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논의가 석 달 넘게 공회전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월 야당이 특검 도입을 요구했고 지난 11월 여당이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28일까지 실질적인 논의 진전은 없다. 여야가 국민적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선을 앞두고 당리당략에 따라 특검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검 도입은 ‘국민의힘 요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수용 의사 피력→여야 논의 테이블 마련’ 순으로 흘러왔다.

특검 논의는 시작 단계에서는 이 후보를 겨냥한 성격이 짙었다. 지난 9월 22일 국민의힘이 “대장동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요구했을 당시 이 후보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지난 9월 곽상도 당시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친 주택 매입이 드러나자 민주당은 “대장동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역공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는 ‘이재명 게이트 대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프레임 싸움으로 점철됐다. 특히 지난 10월 18·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선 야당은 이 후보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내밀지 못해, 이 후보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특검 수용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는 등 더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 11월 18일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원칙적인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검찰 조사가 미진할 때”(11월 10일 이재명 후보)라는 조건부 수용에서 물러선 모양새지만, 속내는 다르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자 대출 비리 관련 2012년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의 수사 미진, 곽상도 전 의원 등이 포함된 ‘50억원 클럽’, 대장동 공공개발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 하나은행컨소시엄의 배임적 설계 등도 수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당시 윤 후보는 “범죄사실이 특정 안되는 것까지 특검하자는 건 (특검)취지에도 안 맞다”며 “특검을 회피하려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만 수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입장 차이는 현재까지도 그대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한테 불리한 건 빼고 상대한테 문제될 거만 하고, 내가 추천하는 검사가 특검하게 한다면 그게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압도적 다수가 특검을 도입해서 제대로 수사하라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검 수사 대상 이전에 특검 형식에도 이견이 크다. 민주당은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설특검을, 국민의힘은 특검 임명의 공정성을 위해 별도특검을 각각 주장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건 없이, 성역 없이, 지체 없이’ 중립적 상설특검 도입하는 ‘3무(無) 특검’에 즉각 동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설특검은) 도둑이 수사관을 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양당 원내대표단은 전날에 이어 국회에서 회동했지만, 특검 논의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야가 특검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대선 전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역대 13차례 특검은 여야 합의 이후 수사 개시까지 평균 45.3일이 걸렸다. 단 17대 대선 이틀 전인 2007년 12월17일 특검법 통과 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나흘 전 무혐의로 끝난 BBK특검 사례도 있다.

여야가 특검을 대선 여론전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보니 진상규명은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가 겉보기에는 적대적이지만 사실은 공생하는 ‘적대적 공생관계’임이 이번 특검 도입 논란에서도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정작 특검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사라지고, 특검 자체를 정쟁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양당이 모두 특검 도입을 말하지만, 자기쪽에 유리한 방식을 찾는 정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진실을 원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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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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