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평검사들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호소문을 올리고 “매일 고통을 호소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직접 마주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국민들께 호소드린다”며 “중재안은 성폭력 사건을 억울함 없이 처리하려는 전담 검사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평검사들은 “개념이 불분명한 ‘단일성·동일성’ 등의 용어는 특히나 성폭력 수사에 있어 대단히 큰 문제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억울한 눈물들을 만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여야가 지난 22일 합의한 ‘박병석 중재안’은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경우엔 ‘범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사실상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 혐의를 발견해도 수사를 확대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해 평검사들은 “일명 ‘박사방’, ‘N번방’ 사건과 같은 조직적 범행을 엄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사권이 있는 검사와 경찰이 상호 협력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성범죄에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중재안이 통과되면 저희 성폭력 사건 전담 검사들은 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재안은 그야말로 범죄자에게는 ‘안도와 희망’을, 범죄 피해자에게는 ‘한숨과 절망’을, 수년간 전문성을 키워온 저희 검사들에게는 ‘자괴감’만을 주게 된다”고 했다.
평검사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국민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다급하게 법안을 처리하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며 “부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오로지 국민의 권익 보호 관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법안 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세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