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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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버그(오류)를 이용해 고가의 게임 아이템을 얻은 한 온라인 게임 유저가 ‘30년 이용 제한’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법원이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24일 수원고법 7-3민사부(재판장 심연수)은 넥슨의 온라인게임 ‘어둠의전설’ 이용자 A씨가 넥슨 측을 상대로 제기한 ‘게임이용권 방해 제거’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 24일 해당 게임을 하던 중 저가의 아이템과 고가의 아이템을 합치면 저가의 아이템이 고가의 아이템으로 변하는 ‘번들 버그 오류’를 4회 이용해 개당 500원∼1500원 상당의 아이템을 9907개 획득했다.

넥슨은 A씨가 버그를 악용해 ‘게임 내 밸런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30년 이용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에 해당 아이디를 10년 넘게 사용해온 A씨는 이용제한 조치를 해제해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는 버그를 이용해 아이템을 획득한 후 이틀 정도 보유하고 있었을 뿐 게임을 진행했다거나 다른 아이디로 이동시킨 것으로 보이지 않고, 아이템 B의 효과와 가격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가 버그를 악용해 게임 밸런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로 게임의 업데이트 주기를 교란 또는 단축하는 결과가 발생했거나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채민석 기자(vege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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