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의원 “좌초자산 우려…전면 재검토”
인천시 연수구 한국가스공사 송도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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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인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을 위해 각각 추진 중인 보령 엘엔지 터미널과 하동 엘엔지 터미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중장기 발전량과 발전비용 절감 편익을 과다·중복 계상해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풀려진 부분을 덜어내면 경제성이 없어 사업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도입은 한국가스공사를 통하지 않고 사업자가 LNG를 해외에서 직접 구입해오는 것을 말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일 기후시민단체인 ‘플랜1.5’ 와 함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두 사업을 대상으로 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두 사업에 대한 KDI의 예타는 모두 중장기 전력믹스에서 엘엔지가 차지하는 발전량을 과도하게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전력믹스의 LNG 발전 비중은 LNG터미널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전력믹스에서 엘엔비 비중이 높을수록 터미널 사업의 경제성은 높게 평가되고, 낮으면 그 반대로 평가된다.
김 의원실 확인 결과 KDI의 보령·하동 엘엔지 터미널 예타는 2030년 LNG 발전량을 181TWh(테라와트시)로 잡았다. 이것은 지난 8월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의 LNG 발전량 128.2TWh보다 41%, 현재까지 유효한 법정계획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LNG 발전량 136.6TWh보다는 33% 많은 것이다. 특히 KDI가 예타에서 사용한 2050년 LNG 발전량은 280.5TWh로, 지난해 탄소중립위원회가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2050년 LNG 발전량 61TWh의 4.5배에 이른다. 김성환 의원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마저 부정하면서 LNG 발전량 전망치를 늘리다보니 2050년 LNG 발전 비중이 46.2%까지 올라가는 엉뚱한 상황을 전제로 타당성을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LNG 발전 비중은 5%이다.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은 물론 남동발전에서도 LNG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각 발전사가 자신만 터미널 건설을 추진한다는 전제 아래 편익을 계산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편익이 과다·중복 계산된 오류도 지적됐다. KDI가 이런 문제를 감안해 별도로 재무성을 평가한 결과, 중부발전 보령 LNG터미널 사업의 경우 수익성 지수(PI)가 0.48에 불과해 손실 사업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수가 1보다 낮다는 것은 투자하면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김 의원실이 ‘플랜1.5’ 등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의 2030년 LNG 발전량 목표 등을 적용해 경제성을 다시 평가한 결과, KDI 예타에서 1.03과 1.13으로 평가됐던 중부발전 보령 터미널과 남부발전 하동 터미널의 비용편익(B/C)은 0.74와 0.73으로 산정됐다. 비용편익이 1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발전 공기업들이 추진하는 이런 LNG터미널 인프라 투자를 방치할 경우 터미널 시설들이 향후 대규모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산업부는 인허가 추진 이전에 해당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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