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초등교사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지난 2월 썼던 편지. 서울교사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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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저에게 참 선물같은 해였습니다. ‘앞으로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였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오래오래 응원하겠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초등교사 A씨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쓴 손편지가 공개됐다. 이 교사는 지난해 3월 해당 학교에 처음으로 발령받은 신규교사였다.
21일 서울교사노조는 A씨가 지난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학급의 학부모들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학기말인 지난 2월 쓴 것으로 되어 있는 편지에서 A씨는 “감사한 마음을 전달드리고 싶어 이렇게나마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드리려 한다”며 “너무나 훌륭하고 착한 아이들을 만나 함께할 수 있음에 저에게도 너무나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1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한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아이의 학교생활을 늘 지지해주셨음에 담임교사로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학부모님들께서 든든히 계셔 주신 덕분에 우리 1학년 O반 공동체가 더 빛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지난해 A씨가 담당했던 학급의 학부모 4명이 전한 다른 증언들도 공개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갈등이 있었을 때 선생님이 너무나 차분하게 중재해주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의 양육 태도를 반성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학교가 너무 즐겁다며 아침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고, 2학년이 돼서도 (A씨가 담임인) 1학년에 들러 선생님께 인사를 하기도 했다”며 “사건 발생 후 선생님이 없는 것을 확인한 아이가 ‘마음이 아파 학교에 못 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A씨에 대해 “첫 현장 체험학습 날 식사도 하지 않고 아이들 사진을 찍어 돌아오는 차편에서 가득 올려주셨던 선생님”이라며 “고인에게 우울증이 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학부모들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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