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중독이 뇌의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최정석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연구 결과 하루 4시간 인터넷 게임 중독이 뇌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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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팀은 18~39세 인터넷 게임 중독 치료를 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과 사건 관련 전위 뇌파검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영향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터넷 게임 중독의 기준을 하루 4시간 이상, 일주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경우로 봤다. 이들과 하루 2시간 미만으로 게임 시간 조절이 가능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대상자들이 깨어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휴지기)에서 기능적 MRI 를 촬영했다. 이 검사는 혈류와 관련된 변화를 감지해 뇌 영역의 활동성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소리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의 뇌파검사도 진행했다. 뇌파검사는 특정 자극에 발생하는 대뇌의 전기적 반응을 머리 표면인 두피 부위에서 기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두 검사의 단점을 상호보완하기 위해 병행했다고 밝혔다.

기능적 MRI 검사 결과, 게임 중독 환자들은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두 검사에서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가 자극에 과민한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는 둔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게임 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하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팀이 4일 발표한 인터넷 게임 중독 관련 연구 결과. 자료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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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두엽과 후두엽 등에서도 뇌 활성 변화가 관찰됐다.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하는 곳이다. 측두엽의 우측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의미 기억 외에 언어·시각·지각의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측두엽, 후두엽 등 여러 뇌 영역의 피질에서 뇌 활성의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 처리 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되어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정석 교수는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게임에 과도하게 빠지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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