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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오송 참사 시민조사위 최종보고 “상설적 재난 조사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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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7월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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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막을 기회가 무산된 참사였으며, 환경부·충북도·청주시 등 행정기관이 참사에 책임이 있는 만큼 중대재해 처벌법을 적용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가족·생존자 등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오송 참사 시민진상조사위원회(시민조사위)는 24일 충북도에서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홍석조 시민조사위원장은 “오송 참사 등 사회적 참사 관련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제도 개선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인재·관재·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통한 오송 참사 진상규명에 함께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사회, 피해자들의 인권이 보장받는 사회를 위해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교수·변호사 등은 지난해 12월10일 시민조사위를 꾸리고 진상조사, 재발방지 대책, 피해자 지원·제도개선 등 활동을 했으며, 이날 152쪽 분량의 ‘7·15오송 지하차도 참사 조사보고서’를 냈다. 이경구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보고서는 피해자의 관점에서 참사를 재조명하고, 기억과 애도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오송 참사 관련 책임자 처벌, 안전 대한민국 수립, 사회적 참사 종식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서 최희천 진상규명팀장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 조사 결과 오송 참사는 불가항력 재난이 아니라 재난 위험 파악 실패, 부실한 하천관리와 재난 대응, 무기력한 대처 등이 낳은 참사”라며 “하천과 지하차도를 관리하고, 주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환경부와 행정안전부,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경찰, 소방 등 관련 기관들이 참사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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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시민진상조사위원회가 24일 충북도에서 최종보고회를 열어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지원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발표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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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조사위원(충북대 교수)은 유가족·생존자 인터뷰를 토대로 피해자 지원 현황·개선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은 “신고-구조-응급조치 과정에서 공적 대응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고, 진상 규명에서 피해자 권리가 누락됐으며, 유가족·생존자에 대한 지원과 관련 제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오송 참사 관련 형사사건과 별도로 정부, 자치단체, 기관 등 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12월 오송 참사 관련 현장소장·감리단장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금강유역환경청·경찰·소방 등 30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24일 청주지법 형사5단독(부장 정우혁 판사)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감리단장 ㄱ(66)씨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날 손익찬 조사위원(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변호사)은 정부·자치단체·기관 등 책임자 형사책임(중대재해처벌법, 형법) 적용 검토 자료를 제시했다. 보고서를 보면, 환경부 장관은 미호강·제방 관련 하천법상 유지보수·안전점검 의무 등 미이행,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미호천교 공사 시행자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실패 등 책임이 있다. 충북지사는 궁평2 지하차도 안전구축 실패·도로 통제 등 관리 의무 미이행, 청주시장은 재난 징후 포착 실패·교통통제 미이행 등 책임이 있다고 봤다.



독립적·객관적 조사 기구 설립 등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 요구도 나왔다. 권미정 조사위원은 “사회적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각종 계획·매뉴얼 재검토·현실화와 함께 실효성 있는 재난 관리·대응이 필요하다”며 “상설적 재난 조사기구를 구성하고, 피해자·시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협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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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시민진상조사위원회 이해진 조사위원(충북대 교수, 왼쪽 넷째)이 24일 충북도에서 연 조사위 최종보고회에서 피해자 지원 문제 등을 밝히고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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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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