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사퇴 두 달여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에 누가 더 국가안보 정책을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트럼프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들에서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은 재앙(catastrophe)이었다”면서 “따라서 나는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3월 ‘슈퍼 화요일’ 경선 다음날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어 “트럼프가 현명하다면, 지난 경선에서 나를 뽑았고 계속해서 나를 지지하는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내 지지자들이 자동으로 트럼프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월터 P 스턴 석좌로 합류한 헤일리 전 대사는 대담에 앞서 한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공화당 일각의 고립주의 노선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폭탄 수송 중지 결정,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란 핵 협상 추진 등을 정책 실패 사례로 열거한 뒤 “북한이 한국, 일본을 향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이기면 미국이 이기는 것이고 그들이 지면 미국도 진다”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해외 원조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투자”라고도 주장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거론하며 “태평양에서의 전쟁을 멈추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시진핑이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이란을 가리켜 “현대의 악의 축”으로 지칭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을 거론하며 “그들은 모두 함께 일하고 있는데, 서로 좋아서가 아니라 미국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조만간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릴 것”이라고도 했다. 미 대학가의 가자지구 전쟁 반전 시위대를 “급진주의자”로 규정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에 나란히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의 결정에 대해 “역겨운 일”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냈다. 그는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에 대해선 “그가 없어져서 이란 주민들의 처지가 나아졌다”고도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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