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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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상황을 공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이 20년 연속 유엔총회 산하 인권 문제 담당 위원회에서 채택됐다. 이번 결의안에서는 북한이 올해 초 통일을 부정하며 밝힌 적대적 2국가론과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에 대한 비판 등이 처음으로 담겼다.

20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인권문제 담당)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참석자들의 동의나 반대 없이 자연스럽게 채택하는 방법)로 채택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결의안에서 “올해 1월 북한이 한국과의 통일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산가족을 포함한 인권 상황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적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헌법에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명기할 것을 지시하며 ‘적대적 2국가론’을 들고 나왔는데, 유엔에서는 이로 인해 북한에 남아 있는 이산가족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회원국들은 또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을 통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를 포함한 “모든 관행과 법률을 폐지하거나 개혁할 것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에서는 북한이 제네바협약에 따른 국군포로 송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고, 납북자와 이산가족 등의 ‘가족 강제분리(forced separation of families)’가 존재한다는 점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또 북송 임산부와 그 자녀에 대한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내용도 처음으로 들어갔다. 북한 인권 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내년 9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고위급 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가결된 결의안은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유엔총회 결의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는 달리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의 단합된 요구가 담겼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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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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