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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24 유통] 소비 꽁꽁 얼었는데 탄핵 정국까지…유통업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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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희망퇴직, '설상가상' 티메프 사태
K-푸드·뷰티 강세, 수출 성장세 두드러져
연말 비상계엄·탄핵 정국에 소비시장 주춤


더팩트

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가 지난 6~7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며 결제한 대금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티메프 사태'가 발발했다. 지난 7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이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로 붐비고 있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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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문화영·김해인 기자] 올 한 해 유통업계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마트, 호텔, 면세점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려운 업황이 지속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올해 줄줄이 희망퇴직에 나섰다.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 속에서 승승장구하는 듯했던 이커머스 업계도 판매자 대금 미정산으로 촉발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터지며 격동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 K-콘텐츠의 영향력이 확산하며 화장품, 식품 등 수출산업은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렸다. K-푸드와 K-뷰티의 올해 수출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던 2024년 한 해 동안의 주요 뉴스들을 짚어본다.

◆ 잇따른 희망퇴직·비상경영…시장 한파 속 몸집 줄이기

올해 유통 업계는 불경기에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용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유통가는 마트를 비롯해 이커머스, 면세점, 호텔 등 다양한 업계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 최대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3월과 6월 올해만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 3월 진행한 희망퇴직은 이마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이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 역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경기 악화에 더해 티메프 사태까지 겹친 이커머스 업계는 롯데온이 올해 두 번, G마켓과 SSG닷컴도 한 번씩 인원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 이커머스 업계에 남은 상흔, '티메프 사태' 발발

지난 7월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부터 여행 업계까지 상처를 남긴 '티메프 사태(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발했다. 티몬과 위메프가 지난 6~7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며 결제한 대금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사건이다. 티몬·위메프 법정 관리인이 추정한 사태 총피해액은 1조5000억원, 5만5000여 판매자(약 1조3400억원)와 46만여 소비자(약 1250억원)가 피해를 입었다. 티메프 사태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주목받으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중요도가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티메프 사태 여파가 컸던 업종은 여행 업계였다. 국내 여행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장을 꾀하기 위해 여름 휴가철 여행 프로모션에 열을 올렸는다. 이 중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항공, 숙박, 패키지 여행권 판매 분량을 정산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여행사 피해액은 1000억원 규모가 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은 아직 피해 금액을 구제받지 못했다. 현재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법정관리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인수합병을 통한 재가동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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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열풍이 불며 라면 과자 등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을 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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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더 하자...전 세계는 'K-푸드' 홀릭

K-콘텐츠 인기에 따라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며 'K-푸드' 열풍이 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농식품 수출 누적액(잠정)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0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라면 열풍은 삼양식품의 붉닭시리즈와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에 맞는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과자, 음료, 쌀가공식품 등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K-푸드의 입지를 다졌다. K푸드 주요 상품이자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11억3800만달러) 과자류(7억600만달러) 음료류(6억900만달러) 커피조제품(3억400만달러) 쌀가공식품(2억7500만달러) 등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특히 과자 수출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과자류 수출액은 3억6477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수출액 23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K-푸드 수출산업을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 K-뷰티, 전 세계를 사로잡다

우리나라 화장품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며 K-뷰티의 폭발적인 성장이 이뤄졌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화장품 수출 규모는 잠정 93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역대 최고였던 지난 2021년 연간 수출액 92억달러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총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수출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화장품 수출액은 약 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브랜드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화장품 ODM 기업들도 올해 호황을 누렸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265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코스맥스는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K-뷰티는 이제 중동도 넘보는 상황이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중동지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8.3% 급증했다. 중소 인디 브랜드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제품력을 무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K-뷰티 분야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이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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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속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에 소비 시장이 얼어붙자 유통 업계는 고객 발길을 돌리기 위해 할인 행사 등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할인 안내문을 보고 있는 소비자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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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정국에 유통가 '연말 특수' 실종…소비자 지갑 열기 '총력'

내수 침체 장기화에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진 분위기다. 유통업계도 대부분 '크리스마스 특수'는 물론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신용카드 평균 이용금액은 직전 주 대비 약 26.3% 급감했다. 특히 서울은 29.3%로 크게 줄며 유통가의 매출 타격이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대규모 할인 공세를 펼치며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각종 신선·가공·생활용품을 대상으로 최대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해 마지막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고객이 '정말 싸다'고 느끼는 수준의 응(%) 가격으로 구성한 2025년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를 새롭게 선보인다.

백화점들은 새해 설 명절을 겨냥해 품목을 대폭 늘리고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20일부터,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26일부터 설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뿐만 아니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도 초특가 행사로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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