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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MAGA’ 처럼… 이스라엘 시위에 등장한 빨간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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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여기는 텔아비브] 휴전 촉구 집회 현장 가보니

조선일보

이스라엘 인질 석방 및 휴전 촉구 시위대가 제작한 시위 포스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과 함께 '이 망할 전쟁을 끝내라' '이스라엘을 다시 정상으로' 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카플란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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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를 관통하는 아얄론 고속도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얼굴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미국 공화당의 상징인 빨강 현수막에는 트럼프가 손가락을 치켜든 사진과 함께 ‘End This Fuc*ing War(이 망할 전쟁을 끝내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시민들은 트럼프를 ‘마스코트’로 내세워 반(反)정부를 외치며 휴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텔아비브 시내 집회에선 수천 명이 빨간 옷을 입고 ‘Make Israel Normal Again(이스라엘을 다시 정상으로)’이라고 적힌 빨간색 야구 모자를 썼다. 트럼프가 대선 당시 트레이드마크로 즐겨 썼던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똑같은 이 모자는 현장에서 한 시민단체가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시위대는 트럼프가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키는 사진과 함께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별명), 이 망할 전쟁을 끝내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기도 했다.

조선일보

지난 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의 상징인 빨강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휴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망할 전쟁을 멈춰라’라는 문구를 내세운 이들은 전쟁 종식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카플란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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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연단에 오른 샤히르 모어씨는 트럼프를 향해 영어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복수 작전(revenge campaign)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끌려갔다 살해된 인질의 조카라고 밝힌 그는 “살아 있는 인질들이 꼭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전 (바이든) 정부는 비참하게 실패했지만 당신(트럼프)은 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가 상징으로 떠오른 이유는 전쟁 중단을 바라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그를 ‘마지막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네타냐후에게 “내 취임식 전까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라”고 요구했다. 트럼프의 취임식은 2주도 남지 않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 연말 하마스와 휴전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희망적 보도가 나왔는데도 예상보다 진행 속도가 더디자 이스라엘 시민들이 트럼프를 내세워 네타냐후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휴전과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 시행을 요구하는 비영리단체 피스나우는 “2025년은 반드시 변화의 해가 돼야 한다”며 “인질 귀환을 위한 협정을 맺고, 파괴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가 가능해지는 해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네타냐후는 최근 전립선 절제 수술을 받고도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최근 (방미) 실행 계획에 대한 양국 논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건강 문제 외에도 지난해 11월 국제형사재판소가 네타냐후에 대해 발부한 체포영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도중에 다른 국가에 비상 착륙할 경우 체포될 수도 있는 위험한 여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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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김지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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