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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술의 세계

    “오겜2 속 둥글게 둥글게… CG 없이 회전판에 수백 명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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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겜’ 촬영·미술·음악감독이 말한다

    ‘딱지남’(공유)이 앉은 소파는 분홍색. 오인육각 게임에 깔린 노래는 황동혁 감독이 고른 것.

    조선일보

    ‘딱지남’(왼쪽)과 ‘기훈’이 만난 ‘오징어 게임 2′ 장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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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두 번째 시즌은 미적인 면에서 여전히 독특하고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김지용 촬영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일 음악감독의 손을 거쳤다. 채 감독과 정 감독은 시즌 1~2를 모두 작업했고 김 감독은 시즌 2에 합류했다. 세 감독이 16일 함께 만나 주요 장면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들이 최고로 꼽은 장면은 주인공 ‘기훈’(이정재)과 ‘딱지남’이 모텔에서 만나는 1화 후반부다. 곳곳에 의도가 숨어있다. 김 감독은 “기훈이 살고 있는 모텔은 게임의 바깥이지만 아직도 오징어 게임의 영향을 받고 있어 재미있는 공간”이라며 “분홍 소파, 분홍 수건 등이 오징어 게임 병정의 옷 색깔로 연결되고, 붉은 조명과 차가운 불빛의 대비는 게임 속 OX 투표 장면과 연결된다”고 했다. 자세히 보면 게임 주최 측 편인 ‘딱지남’이 분홍 소파에 앉은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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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지용 촬영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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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글게 둥글게’ 게임은 가장 많은 공력이 들어간 장면으로 꼽았다. 거대한 회전판 위에서 참가자들이 춤을 추는데, 공중에서 보는 장면에서 특히 미감이 두드러졌다. 채 감독은 “CG 없이 만들자는 도전이었다”며 “수백 명이 올라간 상태에서 돌아가게 제작했고 전구 1000개를 일일이 달았다”고 했다. “축제를 콘셉트로 ‘인호’(이병헌)가 가족과 가장 가고 싶었을 법한 곳이 어디일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놀이공원의 회전목마 같은 세트가 나왔죠.”(채 감독)

    색채에도 상징이 담겼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 장면에서 주황색이 두드러지는데, 보라색과 함께 시즌 2에 새로 쓰인 색채다. 보라색은 기훈이 게임 운영자를 향해 갈 때 나오는 복도 색깔이다. “따뜻함과 동시에 욕망을 상징하는 양면적인 주황색과, 고점의 권력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썼다”고 채 감독은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미술 소품과 음악도 큰 관심을 받았다. 시즌 1에서 유명해진 리코더 연주곡을 만든 정 감독은 이번에도 “독특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노래가 나온 오인육각 게임”이라며 “인물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장면에 온 국민이 아는 응원가를 쓴 것이 좋았다”고 했다. 소품 인형 ‘영희’ 얼굴이 변한 것 같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김 감독은 촬영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똑같은 영희인데 변주를 주고 싶어 촬영 렌즈와 거리를 조절해 점점 괴상해 보이도록 한 것이에요.” 시즌 3에 나올 ‘철수’에 대해 채 감독은 “영희를 디자인할 때 철수를 같이 그렸는데 새로 디자인해 나오게 됐다”며 “영희의 짝꿍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이번 작품으로 채 감독은 29회 미국 미술감독 조합상 후보에 올라 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뒤에서 일하는 많은 제작진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비극과 고통 속에서도 없어지지 않는 인간성이 공감을 일으킨 작품 같다”며 “그러한 메시지가 시즌 3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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