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엔 한없이 미안, 가장 아픈 손가락"
윤 정부에 대해선 "너무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3년 9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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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오늘(10일) 보도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문 정부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해 윤석열 정권 탄생을 사실상 뒷받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쨌든 그게 윤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가장 단초"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발탁 과정에 대해선 "실제로 그 당시에 (청와대에서) 찬반 의견이 나뉘었던 것이 맞다"며 "비율로 따지면 지지하고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 반대 의견은 소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반대 의견이 수적으로는 적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내가 보기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며 "그 시기에 윤석열을 가까이에서 겪어본 사람들 사이에선 '욱하기를 잘하는 성격' '자기 제어를 잘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아주 챙기는 스타일' 이런 의견들이 나왔는데, 다 사실로 나중에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수는 적었지만, 충분히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었다"며 "(그런데) 다수는 지지하고 찬성하고 그래서 많은 고민이 됐다"고 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가 4명이었는데, 조국 수석이 4명 모두를 직접 한 명, 한 명 인터뷰했다"며 "당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나 생각을 확인해 보기로 했는데, 윤석열 후보자만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실제로 윤석열 후보는 중앙지검장 할 때 검찰개혁에 대해서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적 있다"며 "그 당시에 나하고 조국 수석은 검찰개혁이라는 데 너무 꽂혀 있었다. 그래서 다소 불편할 수 있어도 윤석열 후보자를 선택하게 된 것인데, 그 이후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그 순간이 두고두고 후회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문재인 정부) 사람들은, 물론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을 테고, 그에 대해서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23년 11월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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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조국 전 대표가 대단한 게, (윤석열 말고) 다른 검찰총장 후보자와 친했는데도 그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대와 다른 길로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당시 조국 후보자 일가에 대한 수사는 명백히 조국 수석이 주도했던 검찰개혁, 또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더 강도 높게 행해질 검찰개혁에 대한 보복이고 발목잡기였다"며 "그 바람에 조국 후보자 가족들은 이른바 풍비박산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할 때 가장 지지한 사람이 조국 수석이었고, 검찰총장으로 발탁할 때도 조국 수석이 편이 되어 준 셈인데, 거꾸로 윤석열 당시 총장으로부터 그런 일을 겪었으니 참으로 인간적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자료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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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크다"며 "거기에다 이번 탄핵, 계엄 사태가 생기고 나니까 정말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밤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연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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