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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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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셜록 홈스 떠오르는 K추리물… “추리 만화라면 가능한 이야기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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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디즈니+ 최다 시청 한국 작품

    ‘수리남’ ‘범죄와의 전쟁’ 만든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추리 드라마

    만화 인물 같은 프로파일러 ‘이나’와, 화가 나면 뚜껑 열 듯 모자를 벗는 콤비 형사 ‘한샘’. 경찰서이지만 이색적인 경찰서, 서울이지만 진짜 서울은 아닌 무대에서 두 주인공이 살인 사건을 파헤친다. 고전 추리소설 같은 질감이 있는 디즈니+ ‘나인 퍼즐’이다.

    조선일보

    ‘나인 퍼즐’ 속 ‘이나’(김다미·왼쪽)와 ‘한샘’(손석구). 이나의 범죄 분석은 고전으로 꼽히는 추리소설들의 탐정을 연상시킨다./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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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수리남’(2022),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등 현실 바탕의 거친 남성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만들어온 윤종빈 감독이 내놓은 아기자기한 추리물이다. 올해 디즈니+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한국 콘텐츠이자, 11부작 완결까지 ‘시청자 탐정’들의 열띤 추리가 이어졌다.

    무겁고 현실적인 기존 추리물들과 달리 독자적인 세계관이 인기 요인이었다. 현실 바탕 이야기를 주로 해온 감독 이력에도 이례적인 작품. 최근 만난 윤종빈 감독은 “현실 세계에서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추리 만화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했다”며 “현실과 만화 사이에 있는 또 다른 세계를 만들기로 한 게 작품의 개성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나인 퍼즐’은 의문의 퍼즐과 함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과거 재래시장 재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의 복수극이었음이 드러난다. 각본만큼이나 캐릭터가 핵심이 됐다. 만화적으로 설정된 배우 김다미가 연기한 ‘이나’는 호불호가 있기도 했지만, 극이 진행되며 설득력을 가졌다.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 속 탐정 ‘에르퀼 푸아로’나 ‘셜록 홈스’가 연상되는 여자 ‘탐정’으로, 후속 시즌을 기대하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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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인 퍼즐' 속 '한강경찰서'에 앉아 있는 '이나'./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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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구축에는 시각적 요소들의 역할도 컸다. 윤 감독은 “화재 사건과 피가 등장하기에 빨간색이 강렬하게 쓰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며 “붉은 계열을 중심으로 톤이 무거워지지 않도록 색채를 다양하게 썼다”고 설명했다. 공간에 ‘옛것’과 ‘새것’의 대비를 준 것도 포인트다. “재개발이라는 이야기 소재를 고려해” 주요 장소들을 구축과 신축으로 대비해 재미를 더한 것이다. 주인공들의 작전 기지인 ‘한샘’의 집과 ‘한강경찰서’는 오래된 건물, 재개발로 세워진 아파트와 ‘서울경찰청’은 현대적인 건물로 설정해 분위기를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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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빈 감독./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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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감독의 차기 작업은 다시 영화다. “본업은 영화”라는 윤 감독은 “OTT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촬영 시간은 영화의 1.5배 정도인데 분량은 11회나 되니까 어느 순간 할당량을 해결해야 하는 공장이 된 듯한 자괴감도 들더라”고 말했다. “OTT라는 매체가 계속 커질 것 같고 저도 기회가 되면 작업하겠지만 극장도 함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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