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15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그린란드에 도착해 덴마크 자치령에 대한 유럽의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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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욕심을 내는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전격 방문했다.
이날 르몽드 보도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모든 사람은 그린란드가 판매용이 아니며 (강제로) 가져갈 수 있는 곳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린란드 사태는 분명 모든 유럽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며 그린란드를 자국 영토에 편입하고 싶다고 말래 온 트럼프 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그린란드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연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분명히 말하건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하자,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린란드 주민들은 환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함께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함께 그린란드 곳곳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교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뒤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해왔다. 지난 3월 엔비시(NBC) 방송에 “그린란드는 미국이 100% 가져올 것”이며 군사력을 동원한 수단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도 말했다. 북극권에 있는 그린란드는 기후변화로 점점 얼음이 녹으면서 새 항로가 열리고, 희토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프랑스가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마크롱 대통령은 “그것은 동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그린란드와 광물 개발 협력에 속도 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위협한 뒤 외국 정상이 그린란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하루 앞두고 외교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때 마크롱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전격 방문해 지지를 표명한 것은 정치적인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르몽드는 설명했다.
그린란드는 3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덴마크 자치령이 됐다. 그린란드의 외교, 국방 등 정책 결정은 덴마크가 하며, 그린란드인들은 ‘유럽연합 해외 국가 및 영토’(OCT)로 분류돼 유럽연합 시민이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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