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내한
‘죽은 자에게 입이 있다’ 펴내 “피해자 관점서 사건 보려 한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나이가 들어서도 재미를 추구하겠다"며 "독자들이 '이 늙은이는 어쩜 이렇게 바보 같은 이야기를 썼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그런 책을 쓰고자 한다"고 했다. /황금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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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미스터리 거장다운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소설을 쓰다 보면 신기한 우연의 일치를 경험하곤 합니다. 이번 소설집에서 (등장인물이) 행방불명되는 장소를 정하고 집필을 했는데, 그날 밤 그곳에서 행방불명 사건이 발생했다는 방송 보도가 나왔습니다.” 소설가의 촉이 고도로 발달하면 이런 일도 생기는 걸까. 작가 옆에 앉은 통역사 눈이 휘둥그레졌다.
의문의 발소리, 사찰의 유령, 저주받은 산장 등 초자연적 요소가 가득한 이번 소설집은 등골이 서늘해져 무더운 여름날 읽기 좋다. “오직 스토리의 재미만을 추구한다”는 이 작가. 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샘솟을까. “저에게도 수수께끼입니다. 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그러면 그때부터 기술적으로 쭉 쓸 수 있습니다.” 답변 또한 미스터리 그 자체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찾아오면 수첩에 메모하는 것이 그의 습관. 단, 그의 ‘재미’ 기준은 엄격한 듯했다. 다카노씨는 “수첩 한 권이 다 차는 데 거의 10년이 걸린다”며 “20대 때부터 쭉 썼는데 지금이 네 번째”라고 했다. 어느 정도 크기의 수첩인지 묻자 그가 웃으며 A4 용지를 두 번 접어 보였다. “이 정도 크기입니다.”
책에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여럿 나온다. 그는 “범죄 사건을 보면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 없이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보려 한다”고 했다. 사회파 작가답게 “유령보다는 인간이 더 무섭다”고 했다. “가까운 분들이 돌아가시기도 하고, 저도 점점 나이가 들어서인지 유령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친했던 사람이라면 유령이 됐더라도 만나고 싶어요. 아무래도 실제로 피해를 주는 것은 유령보다는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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