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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국제유가 흐름

    호르무즈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 한때 5%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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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해협을 항해하는 우리나라 선원들을 위한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의 선원이 직접 촬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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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 본토를 공격한 뒤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제 유가가 5% 안팎까지 치솟았다. 실제 해협 봉쇄가 이뤄질 경우 유가가 최대 배럴당 130달러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국내 휘발유 가격도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크게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 그룹이 운영하는 시장 데이터 웹사이트인 마켓워치를 보면,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 8월물 선물의 장중 최고가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4.64% 오른 78.40달러를 기록했다. 오후 3시(현지시각 새벽 2시) 기준 전날보다 1.7%가량 오른 배럴당 75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전거래일보다 5.7%나 뛰며 배럴당 81.40달러까지 올랐다. 오후 3시(현지시각 오전 7시) 기준 배럴당 78달러 초반대로 전날보다 1.7%가량 오른 채 거래됐다.



    지난 21일 미국의 핵시설 타격에 반발한 이란 의회는 2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의결했다. 실제 봉쇄할지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량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000만배럴에 달한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가는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특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지난다.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최대 배럴당 130달러 선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한다. 23일 KB증권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국제유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처럼 배럴 당 120∼130달러까지 오르고 높은 수준의 유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닫히고, 현재 이스라엘-이란 간 충돌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최고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티그룹은 해협 봉쇄 때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 이후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이미 12% 넘게 급등한 상태다.



    국제 유가 상승은 한국의 휘발유 가격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현실화 시 국내 휘발유 가격에는 “한 달 반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유진 아이엠(iM)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출 통로인 만큼 유가와 JKM(일본·한국의 LNG 가격 지표) 가격의 상방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해협 봉쇄 시 중국이 입을 피해가 크고, 이란 해군이 (봉쇄를 지속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 여부,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의 개입 등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일단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이란이 얻을 실익이 적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례도 없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유조선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었고, 2010년대 초 서방의 대이란 제재 때도 해협 봉쇄 우려가 나왔지만 현실화하진 않았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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