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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국방과 무기

    전 美국방 고문 “주한미군, 지상 전투 병력 감축해 1만명만 남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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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그세스 장관 前고문 댄 콜드웰

    “결국에는 주한미군 지상군 대부분 철수해야“

    “美 동맹·파트너 무임승차 여전히 문제“

    한국, 재래식 전력 우위 언급하며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

    美조야서 주한미군 태세 조정 주장 계속

    조선일보

    댄 콜드웰 전 미 국방장관 수석 고문. /X(옛 트위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수석 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이 9일 현재 약 2만8500명 수준인 주한 미군 중에서 지상 전투 병력 대부분을 철수하고 약 1만명만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 국방부가 현재 전 세계 미군 태세를 점검하며 이르면 8월 국방 전략(DNS)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국방부가 주한 미군 4500명을 철수시켜 괌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미 조야(朝野)에서는 주한 미군 감축 및 이전 배치에 관한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의 반대로 주한 미군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미측의 문제 의식이 깔려있다.

    콜드웰은 이날 싱크탱크 ‘국방 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과 작성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동아시아에서 미군의 태세를 중국을 견제하고 미 국익(國益)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에서 기지 방어와 관련되지 않은 모든 지상 전투 부대, 육군 통신·정보·본부 부대와 이와 관련된 지원·유지 부대 일부를 줄일 것을 권고한다”며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는 전투여단(BCT)과 육군 전투항공부대를 포함한 2사단 대부분을 철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콜드웰은 “추가로 미국은 주한 미군 기지에 있는 전투기 비행대대 2개를 다시 미국으로 옮겨 한국에 근거지를 둔 항공력을 줄여야 한다”며 전투기와 함께 항공 정비, 기타 지원 부대·인력 등 약 3분의 1도 미국에 돌려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 있는 미군 전력을 50% 이상 줄여 약 1만명의 병력과 2개의 전투기 비행대대, 지원 병력을 남기게 된다고 설명했는데 “결국에는 주한 미군을 더 줄여 나머지 비행대대와 지상군 대부분을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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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돼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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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드웰은 이 같은 태세 재편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한반도 외 인도·태평양 역내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에 있는 기지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접근권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역내 다른 곳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있는 미 전력을 원하는 대로 적시에 활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이 주한 미군 투입에 반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의 태세가 너무 공세 지향적이고, 중국 국경과 자리 잡고 있어 긴장 고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유사시 미 인력과 자산이 생존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지적됐다. 콜드웰은 “미국의 동맹·파트너들의 무임승차가 여전히 문제”라며 “한국이 여러 미국의 동맹보다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쓰기는 하지만, 주요 전투 지원 역량 일부를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콜드웰은 한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에 대해 상당한 우위를 갖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지원 없이도 당장 또는 단기간 내에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콜드웰의 이런 주장은 한국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주한 미군의 기능과 역할은 중국 견제에 맞춰서 조정해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인식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NDS 수립을 주도하고 있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콜드웰은 헤그세스의 수석 고문 출신으로 후티 공습 계획이 민간 채팅방을 통해 유출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4월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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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왼쪽)과 댄 콜드웰(맨 오른쪽) 당시 장관 수석 고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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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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