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트럼프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조현 외교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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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韓美) 정부가 주한 미군 역할 및 규모, 성격 재조정 문제에 대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31일(현지 시각)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를 협의했다. 8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정세 변화, 기술적 변화, 중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 등 여러 요인 때문에 주한 미군의 역할과 성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어떻게 미래 지향적 포괄적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인가(를 다루기로)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했다. 외교부도 이날 “전략적 중요성을 한층 높이는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최근 ‘한미 동맹 현대화’와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대화를 진행해 왔다. 이는 지난 70년 동안 북한 억제에 집중했던 주한 미군의 역할을 대만 사태 등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포괄해 대중국 억제로 확장한다는 논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요구로 시작된 주한 미군 역할 재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앨브리지 콜비 미 국방차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동맹을 현대화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양국 입장이 밀접하게 일치했다”며 “한국 측은 북한 억제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국방 예산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고 했다. 한미 국방부 간에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대중국 견제를 둘러싼 온도차도 노출하고 있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가 각자 내놓은 보도자료에도 차이가 있다. 미 국무부는 “한미 모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 사회의 안보·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요소임을 강조했다”고 밝힌 반면, 외교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맹국이라고 완벽하게 의견 일치를 볼 순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에 (모두) 공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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