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2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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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용산구에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을 수여했다 뒤늦게 취소한 데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가족에게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오 시장은 28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소라 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포상 경위를 묻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께 송구스럽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며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만 3년이 안됐고, 3년 상도 치르기 전인 데다 (기소된) 용산구청장은 1심에서 무죄라고 하지만 재판이 완전히 끝난 상황도 아니기에 (대상 수여 소식을) 이해하기 힘들다 생각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 공무원들이 이런 사태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치구별로 경진대회 형식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며 “좀 더 잘해보고자 하는 취지가 있었으나 유가족들에 대한 공감 능력 등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과 김진배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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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는 서울시 주최로 지난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받았으며, 이를 보도자료를 내어 홍보했다. 서울시가 올해 7월 작성한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선정계획’을 보면, 1차 심사(7월28일~8월4일)와 2차 현장발표 경진대회(8월22일)를 거쳐 9월 말 시장 표창과 시상금 수여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경진대회 개최 사실이나 용산구 포상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도가 나온 뒤 확인한 결과 재난안전실장조차 이런 경진대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더라”며 “이런 행사는 실무 과장이 주축이 돼 추진하는 게 통례”라고 했다. 서울시 명의로 대상을 주었음에도 담당 실장조차 몰랐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 의원 질의엔 “기획 단계에선 보고가 됐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실제 실행은 실무진에서 진행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용산구는 전날 입장문을 내어 “10·29 이태원 참사로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과 피해자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 수상에 관한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서울시가 수상 취소를 결정한 것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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