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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중국 등에 업은 미얀마 군부, SCO서 ‘국제 고립’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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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인도 모디 총리와 양자회담

    인권단체 “SCO 가입, 테러 돕는 것”

    2021년 쿠데타 이후 4년여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온 미얀마 군정이 ‘반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중국을 등에 업고 외교 고립에서 벗어나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은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초청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별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전날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국내에서는 저항세력에 잔혹한 공세를 펼치던 군정이 중국의 품 안에서 정치적 숨통을 틔워줄 무대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얀마 군정과 가장 먼저 손잡은 나라다. 중국은 2023년 미얀마 군정에 SCO ‘대화 파트너’ 지위를 줬다. 올해 SCO 정상회의에선 미얀마의 정회원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지칭했다. 이전에 사용한 ‘미얀마 지도자’보다 더 격식 있는 호칭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만나 오는 12월28일 군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얀마 총선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미얀마 안팎에선 통치 정당성이 없는 군부가 주최한 선거 결과를 인정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얀마 군부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인도, 러시아 등에 중국이 미얀마 군부 통치를 공식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라고 이라와디는 분석했다.

    인도도 미얀마 군정과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31일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회담한 뒤 “우리는 무역, 에너지, 희토류 채굴, 안보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인도 외교부는 미얀마 총선을 공식 인정했다.

    미얀마 군정은 SCO를 전후로 자국 기업인들과 중국 투자자의 만남을 주선하고 중국 측에 투자를 요청했다.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이후 서방 제재, 다국적 기업 철수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는 “군부의 SCO 가입을 지지하는 것은 군부가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테러 활동을 더욱 강화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중국에 미얀마 군정을 위한 정치·군사 지원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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