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어린이 초청 행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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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4일 자신에게 손편지를 보냈던 어린이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초청된 어린이들은 앞서 12·3 비상계엄 저지, 대북 방송 중단 등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어린이들이다.
이 대통령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아이들은 여러 질문을 했다. 한 어린이가 “대통령으로서 언제 가장 힘들고 기쁜지”를 묻자 이 대통령은 잠시 생각한 뒤 “대통령이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데 그 지킬 힘이 없을 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을 만나는) 이럴 때가 가장 기쁘다”고 답했다.
또 “인권 변호사 할 때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자 “팔이 잘리고 강제로 출국당한 사람을 소송에서 도와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얼마나 힘들었겠냐. 남의 나라에 와서”라고 답했다. 옆에서 김혜경 여사는 “당시 그분들이 선물해 준 머그컵 두 개 있는데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어린이는 이 대통령 삶을 다룬 책에서 읽었다면서 “(어릴 때 먹었다던) 소나무 순은 무슨 맛이에요?”라고 물었다. 뜻밖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박장대소했다. 이 대통령은 “소나무 순은 엄청 향긋하고 맛있다”며 “새콤하고 달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웃으며 “요즘엔 먹으면 안 된다. 소나무가 망가진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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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장 선거에서 떨어져 본 적이 있다는 어린이로부터 “대통령님도 반장 선거에서 떨어져 본 적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 이 대통령은 “내가 시장 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에선 떨어져 봤는데 반장 선거는 떨어져 본 적이 없다”며 “(어릴 때) 반장 선거를 나갔던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엔 교사가 마음대로 지목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아이들) 질문 수준이 너무 높아서 불안하다. 국회에서 답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어린이 초청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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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초대된 한 어린이는 지난 6월 “대통령 할아버지께”로 시작하는 손 편지를 이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 사는 이 어린이는 편지에 “대북, 대남 방송을 꺼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편지엔 그림도 함께 담겨 있는데, 뾰족뾰족한 산 너머로 대북 확성기 스피커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다. 이젠 소음이 들리지 않아서인지, 그 앞엔 음표들이 경쾌하게 그려져 있다. 산 밑엔 색색깔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데 모두 웃는 얼굴이다. 자동차들은 “멋진 대통령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대남 방송 안 틀어서 행복” “평화가 찾아왔다”라고 말하고 있다.
강화도 송해면 당산리에 사는 초등학생이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그린 그림(왼쪽)과 방송이 멈춘 뒤 그린 그림(오른쪽). 안미희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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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이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구도의 그림을 그린 적 있다. 대북 방송이 이어지던 당시 그림에서 자동차들은 울고 있거나 화를 내고 있고 “무서워요” “저 소리 힘들어요” “소리 그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동차들엔 색도 칠해지지 않았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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