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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세계 속의 북한

    ‘15년째 풍자’ 짝퉁 김정은 “북한 요원에게 미행·폭행당한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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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자는 놀림당하는 것 두려워해”

    조선일보

    ‘짝퉁 김정은’으로 활동하는 홍콩 출신 남성 하워드 X. /유튜브 채널 Little 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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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국제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낸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홍콩 출신 남성 하워드 X(Howard X)가 15년째 ‘짝퉁 김정은’으로 활동하는 이유를 밝혔다.

    영국 메트로가 19일(현지 시각)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하워드는 자신이 풍자와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김정은을 따라 하는 일이 ‘이상적인 직업’이라고 밝혔다. 그가 이런 경력을 쌓기 시작한 건 2011년이었다. 당시 처음 등장한 북한 후계자 김정은을 보고 ‘나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고, 소셜미디어에 정장 차림 사진을 몇 장 올린 후 본격적인 ‘짝퉁 김정은’ 코스프레에 돌입했다.

    하워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국을 찾은 바 있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조별 예선 경기를 펼칠 때 한반도기를 든 채 응원석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에서 ‘가짜 정상회담’을 연출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다.

    하워드는 이 같은 활동을 직업으로 삼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돈을 위한 건 아니라며 풍자에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가 단지 피켓을 든 한 명의 시위자였다면 무시당하고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라는 대의에 시선을 끌기 위해 흉내 내기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들이 그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며 “모든 독재자는 놀림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공격적 시위엔 반감을 갖지만, 정치 사안을 농담거리로 삼는다면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시선을 떼지 않는다”며 “난 시위자이자 정치 활동가로서 독재 정권을 지지자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고 이런 활동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워드는 가짜 김정은 행세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고 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시위에 참여했다가 자택에서 체포됐고 이후 안전을 위해 시민권이 있는 호주로 이주했다고 한다. 또 2019년엔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제2차 북미 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으나 추방당했다. 그는 “북한 요원들에게 미행과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언젠가 김정은과 조우할 경우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워드는 “김정은에게 ‘자신을 죽이고 나를 지도자로 만들어라. 내가 너의 나라를 해방할 것이다’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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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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