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대통령실사진기자단·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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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다음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일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했다. 탐색전이 될 이번 회담을 통해 강경 보수 일본 총리 집권하에서 한·일 관계가 순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전날 위 실장을 일본에 파견했다. 위 실장은 1박2일 일정 동안 이치카와 케이이치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면담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새 내각 하에서도 한·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방향에서 양국 정부뿐 아니라 국회·민간 등 다양한 채널에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일본 측과 APEC 기간 한·일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이보다 앞선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조우할 예정이지만, 양국은 충분한 준비를 거쳐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28일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30일 방한한다. APEC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은 약 20~30분간의 약식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다카이치 총리 취임을 축하하며 “경주에서 총리님을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같은 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이 대통령과의 회담도 희망한다”고 밝혔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직전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에서 형성한 한·일 협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주요 의제도 앞선 회담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 양국은 앞선 세 차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일 안보 공조를 비롯해 공급망·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협력, 사회문제 공동 대응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를 콕 집어 언급한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전임자로부터 이어받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일 관계에 주는 압력 등을 고려하면 양국이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 국내 정치 상황도 다카이치 총리가 독자 노선을 표방할 만큼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용주의 안전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일본연구센터장)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첫 단추를 잘 끼우자. 국익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안정적, 협력적으로 가져가자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대해 “총론에서 현재 국제·경제 정세에 비춰 한·일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며 “(한국과) 불필요하게 부딪히기보단 현재 국제질서 구도 속에서 한·일이 어려운 여건을 공조해서 대응해 나가자는 이야기가 더 의미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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