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기간 중인 26일(현지시간) 캄보디아와 태국 간 휴전협정 서명식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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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거듭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무력 충돌 후 평화 협상이 공전 중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분쟁을 속히 해결하겠다며 개입 의사를 밝혔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상회의에서 “파키스탄과 아프간이 (협상을) 시작했다고 들었다”면서 “나는 이 문제를 매우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그가 태국과 캄보디아 간 휴전협정식에 참석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분쟁에 대해 “내가 (개입을) 할 필요는 없지만, 내가 시간을 들여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다면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파키스탄 지도자들에 대해 “위대한 사람들”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취임 후인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8개 전쟁이 자신의 중재로 종식됐다며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는 이달 초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을 끌어낸 데 이어 전날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협정식을 주재하며 ‘피스메이커’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무력 충돌은 이달 초 본격화됐다. 지난 9일 파키스탄군이 아프간에 은신 중인 이슬람 무장조직 파키스탄탈레반(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하자 아프간 탈레반군은 11일 국경지역에서 파키스탄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양측에서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는 2021년 8월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양국 사이에서 벌어진 최악의 무력충돌로 평가된다. AP는 “양국 관계의 최저점”이라고 했다.

양국은 지난 15일부터 48시간 동안 임시휴전을 거쳐 18일 밤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후속 논의에서는 현재까지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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