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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드론이 윙윙, 인간 사파리” 졸리가 전한 우크라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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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찾은 앤젤리나 졸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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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인 앤젤리나 졸리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졸리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지 사진을 올리고 “전선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졸리는 러시아 침공으로 피해를 본 민간인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주 미콜라이우와 헤르손을 찾은 바 있다. 그는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현지 주민 등을 만났다.

    졸리는 “드론의 위협은 끊임없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 하늘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현지에서는 이를 ‘인간 사파리’라 부른다. 드론이 사람들을 추적하고 사냥하며 공포에 떨게 하는 수단으로 끊임없이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드론이 머리 위를 날아가는 동안 잠시 멈춰 기다려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방호복을 입고 있었고 고작 며칠 동안이었지만, 이곳 가족들은 매일 이런 위협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삶은 계속될 거라는 믿음으로 학교와 진료소, 어린이집을 지하실로 옮겼다”며 “많은 이가 지속적인 위협 아래 살아가는 심리적 부담과 세상으로부터 잊힐지 모른다는 더 깊은 두려움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졸리는 “외교적 역량이 이토록 강한 세상에서 우크라이나, 수단, 가자,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등 수많은 지역의 민간인이 매일 고통받는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치 권력자들이 그 분쟁을 종식하고 모든 민간인을 동등하게 보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게 희망을 주는 건 현지 (구호) 단체들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이들의 놀라운 용기와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힘을 낼 수 있다면 정부들도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각국 지도자들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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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찾아 주민들을 만난 앤젤리나 졸리. /전쟁유산재단(Legacy of War Foundation)


    한편 졸리는 지난 6일 국제 자선 단체 전쟁유산재단(Legacy of War Foundation)을 통해서도 “무기와 기술의 잔혹한 경쟁 속에서, 외교와 민간인 보호가 소홀히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콜라이우와 헤르손 주민들은 매일 위험 속에서 살아가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 정부들이 민간인 보호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이때, 그들의 강인함과 서로에 대한 지지는 겸허함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졸리는 전쟁 초기인 2022년 5월에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를 외부에 일정을 알리지 않고 방문해 자원봉사자,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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