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지율, 與 악재에도 반등 못해
국민의힘 장동혁(가운데) 대표 등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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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6.7%, 국민의힘은 34.2%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민주당은 0.2%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은 0.6%포인트 하락했다. 10·15 부동산 대책,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국민의힘 등 범야권의 열세(劣勢)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각개전투’를 꼽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범야권 주요 정치인들은 저마다 대여(對與) 투쟁을 한다면서 동시에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면서 “여권 독주를 견제하고 국정 운영에 좌우 균형을 맞춰 달라는 보수·중도 유권자들의 바람과 무관하게 협소한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세 사람은 지난 대선 이후 한자리에 마주 앉아 정치 현안을 논의한 적도 없다. 야권 내에선 “이런 상황에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권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픽=이진영 |
장동혁 대표는 열세의 원인을 ‘내부 총질’로 진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부터 규합하고, 추후 외연 확장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지난 1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12월 말까지는 지지층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장동혁 체제 출범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는 23~26%(한국갤럽 기준)에서 갇힌 형국이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장 대표의 발언이 범보수 통합을 어렵게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당 대표의 사적 감정은 잊고, 이길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 출신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추미애·박범계 민주당 의원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야권에서 가장 잘 싸우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지지층에게 호소한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가 공격적인 대여 투쟁에 나서는 것을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MBN 방송에 출연해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제가 왜 출마 안 하겠다고 선언해야 하느냐”며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모든 걸 다 고려한다”고 했다.
문제는 한 전 대표 공천에 대해 반감을 가진 국민의힘 인사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계엄·탄핵 정국에서 한 전 대표는 장 대표를 비롯한 당내 다수 의원과 입장 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한 전 대표의 전투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화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분이 많다”면서 “한 전 대표가 먼저 다가가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측에서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여상원 당 윤리위원장의 임기 만료 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친한계 정치인들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 “당무감사 사안”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얘기다. 지난 대선에서는 ‘간판스타’ 이준석 후보로 완주할 수 있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선 그만큼 인지도 있는 후보를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거론된다.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하는 개혁신당 인사들은 “다자 구도에선 당선되기 어려운 만큼,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선거 연대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같은 팀인 것처럼 항상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연대를 확대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 등과의 단절 등 ‘계엄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입법·행정 등에서 여권이 범보수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개혁신당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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