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해 중국이 이례적으로 일본의 독도 주권 주장까지 비판한 가운데,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와 인공지능(AI) 등이 독도를 명백한 한국 영토로 표기,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오전 8시(현지시각) 기준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의 백과사전은 독도를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8km 떨어진 두 개의 섬과 암초로 이루어진 군도이며 행정적으로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일본 다케시마'를 검색하자 '독도'를 제목으로 한 백과사전 링크가 최상단에 노출됐다. /바이두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 문서 기록에서 바이두 백과사전은 1145년 편찬된 삼국사기와 태종실록의 1417년 기록, 고려사 등을 근거로 들었다. 주권 분쟁과 관련해 “독도는 근대 이후 주인 없는 땅이자 과거 일본 식민지였다는 이유로 1905년 일본 영토에 편입됐지만, 일본의 항복 이후 미군에 의해 독도는 한국에 반환됐다”고 기술하며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과 투쟁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백과사전 내 독도 관련 영상에는 우리 외교부의 독도 홍보 영상이 가장 앞에 배치돼 있고, 이후 일본과 영토 분쟁 내용을 다룬 영상이 노출되고 있다. 바이두에 ‘일본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로 검색해도 ‘독도(独岛)’를 제목으로 한 해당 백과사전 페이지가 가장 상단에 노출된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지도 앱 '가오더'에 독도가 표기돼 있는 모습. /가오더 캡처

알리바바가 운영 중인 중국 대표 지도 앱 가오더(高德)에도 독도가 표기돼 있다. 지역명을 직접적으로 검색할 순 없었지만, 울릉도 동남쪽 영해에 ‘독도(동도)’라고 명확히 표기돼 있다. 다만, 바이두와 가오더는 독도가 위치한 바다를 ‘일본해(한국명 동해)’로 표기하고 있다.

중국의 AI 서비스도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답변을 일관되게 내놨다. ‘딥시크(DeepSeek)’에게 독도 영유권을 묻자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면서 “대한민국은 독도에 대한 확고한 주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짧게 답변했다.

또다른 AI ‘키미(Kimi)’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로서 실효적으로 지배되고 있다면서 관련 근거로 ▲한국이 1950년대 이후 독도에 경비대를 상주시킴 ▲독도를 행정상 경북 울릉군에 편입해 관리함 ▲독도에 한국 등대·항구·주민시설을 정비했으며 우편번호를 부여함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편 일본은 다케시마는 시마네현에 속한다는 주장을 외교문서나 교과서에서 반복하고 있다”며 “실제로 섬을 관리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답변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로 질문했을 때 모두 같은 답이 나왔다.

중국 대표 AI 딥시크에게 독도 주권 문제를 묻자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 영토"라고 대답한 모습. /딥시크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입력하자, 딥시크는 “한국은 독도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섬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일관되게 존중한다”는 답을 반복했다. 키미는 일본 측의 논거를 정리해 제시하면서도 이는 “주장일 뿐”이라고 선 그으며 “사실상의 지배는 한국이 지속하고 있고, 연간 20만명 규모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등 관광 인프라까지 정비되고 있다”고 보충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일본의 독도 주권 주장을 비판한 바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독도 주권을 선전하는 도쿄 소재 영토주권전시관 공간을 확장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는데,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질문받자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한 보도에 주목했다”며 “최근 일본의 많은 악성 언행은 주변 국가의 경계와 불만, 항의를 유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이 침략 역사를 심각하게 반성하고, 평화의 길을 걷기를 고수하며,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직접적으로 독도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언행을 ‘악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중국이 우회적으로 한국 정부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그간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중국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면서도 독도 문제에선 명확한 답변을 피해 왔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선 중국 외교부의 독도 관련 발언은 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집권 당시에 나왔다. 당시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렸고, 우리 정부가 이를 비판하자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대화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일본과 이웃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영토 분쟁 문제는 모두 일본의 대외 침략 전쟁 및 식민 통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일본을 비판했다.

베이징=이은영 특파원(eunyoung@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