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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쿠팡이 친 방탄막? 美 로비에 150억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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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주주 집단 소송, 쿠팡 향방은

    조선일보

    지난 1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를 비판하며 ‘쿠팡 탈퇴 소비자 행동’ 발대식을 갖는 모습.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가 국내에서 잇따른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도 쿠팡 모회사 쿠팡Inc의 한 주주가 쿠팡을 상대로 주가 하락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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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본사 격인 쿠팡Inc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4년 만에 현지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한국 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방치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이번 소송은 한국 내 비판 여론에도 이렇다 할 입장 표명 없이 잠행 중인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겐 추가적인 압박이 될 전망이다. 만약 미국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본안 소송으로 넘어갈 경우, 경영진의 내부 의사결정 자료까지 광범위하게 공개해야 하는 미국식 ‘디스커버리’ 제도가 김범석 의장과 쿠팡Inc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심은 한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느냐에 있다. 한국 법인의 운영 문제로 보느냐, 본사가 인지하거나 관리했어야 할 중대한 리스크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김범석 의장과 회사가 감내해야 할 법적 부담의 성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방의 과정에서 쿠팡은 지난 4년간 미국 정·관계에 구축한 전방위 로비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한국발 이슈가 본사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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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소송 리스크?…방어막 견고

    지난 18일(현지 시각) 로런스 로젠 변호사와 쿠팡Inc의 미국 주주들은 “쿠팡의 부적절한 보안 프로토콜로 전직 직원이 6개월간 고객 정보에 무단 접근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보안 실패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과 부실한 공시를 소송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청구가 인용돼 디스커버리(Discovery·증거 개시) 제도가 적용되면, 쿠팡Inc는 내부의 회의록, 이메일 등 민감한 자료를 공개해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될 경우 배상액은 천문학적으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쿠팡이 구축해 온 막강한 대미(對美) 로비 라인은 이 같은 한국발 사법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은 상장 이후 4년간 총 1075만5000달러(약 159억원)를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다. 주목할 점은 로비 규모 증가세가 쿠팡의 한국 내 위기 상황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상장 초기인 2021년 101만달러 수준이던 로비 자금은 지난해 387만달러(추산)로 4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이 시기는 쿠팡이 PB(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과 구매 후기·평점을 조작한 혐의로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당한 시기와 겹친다.

    ◇미국엔 로비, 한국은 무시

    쿠팡은 자체 로비스트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 출신이 이끄는 ‘밀러 스트래티지’, 미국 로비 분야 매출 1위 ‘에이킨검프’ 등 거물급 로비 업체들을 고용했다. 이들을 통해 백악관과 미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등 미국 핵심 권력 기관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쳐왔다.

    쿠팡의 로비 논리는 명확하다. 자신들을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술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쿠팡이 의회에 등록한 로비 보고서는 ‘미국의 농업 생산자, 중소업체들이 쿠팡의 디지털·유통·물류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 ‘한국·대만·일본 등 동맹국과의 경제·상업적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이 로비 안건으로 제시됐다. ‘쿠팡을 건드리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논리가 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암참이 서울에서 개최한 한국 기업 환경 세미나에는 쿠팡 미국 본사의 글로벌 정책 최고 책임자이자 전직 백악관 비서관 출신 롭 포터(Rob Porter)가 참석했다. 롭 포터는 이날 행사에서 “쿠팡은 미국 기술 기업”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한국 규제 대상이 아니라 미국의 보호를 받는 미국 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암참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가 김범석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자, “미국 시민권자를 국회에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협박성 문자였다”고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해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높은 배상금을 물리는 제도. 기업의 위법 행위 억제가 주된 목적이다. 미국 등에서는 일반화됐으나,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일부 법률에 한해 손해액의 3~5배 한도로 제한 적용하고 있다.

    ☞디스커버리 제도

    미국 민사소송에서 재판 개시 전 당사자들이 가진 증거를 상호 공개하는 절차. ‘깜깜이 재판’을 막기 위한 것으로, 회의록은 물론 삭제된 이메일, 사내 메신저, 로그 기록 등 민감한 내부 자료까지 강제 제출해야 해 기업들엔 ‘소송보다 더 무서운 공포’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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