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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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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석 연대론에 거리두는 장동혁 “당이 강해질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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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보다 당원 결집에 무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한동훈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장·한·석 연대’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구체적인 연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연대의 필요성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당원 결집과 혁신이 먼저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장 대표 주변에선 그간 연말까지 기존 당내 현안을 정리하고 내년 1월부터 당 개혁과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해왔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에서 환경 미화원과 함께 거리 청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연대를 논하기보다 우리 국민의힘이 바뀌고 더 강해져야 할 시기”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의힘이 어떻게 쇄신하고 변화할지에 대한 그림도 아직 국민에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통일교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안을 공동발의하며 정책 연대에는 시동을 걸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장·한·석 연대론에 대해 “여당의 일방적 입법 폭주에 맞서달라는 국민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야당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체 특검법을 발의한 데 대해서도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동훈 전 대표와 관계 설정이 장·한·석 연대론의 향방을 결정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지만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1년 전 벌어진 한 전 대표 가족 관련 ‘당원 게시판’ 사건을 최근 다시 조사했고, 한 전 대표는 “저와 싸와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두 사람이 계속 충돌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지지층의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일부 의원은 장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변화의 상징으로 한 전 대표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건의했다고 한다. 당 원로들도 두 사람이 만나서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통합을 위해 세 사람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상황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져버리면 2030년 대선에 승리해 수권 정당이 될 기반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두 사람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커가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가 사감(私感)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당원들의 의견을 본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사건이 본질이 아니라 한 전 대표가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실망한 당원들과의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은 한 전 대표에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 일부 초·재선 그룹에서는 장 대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일 계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던 의원 20여 명은 오는 30일 모임을 열 계획이다. 이들은 장 대표가 ‘윤어게인’이라고 불리는 일부 강성 지지층과 ‘절연’해야 개혁도, 연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임에 참석하는 김용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장·한·석) 세 명 연대의 전제 조건은 장 대표가 윤어게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장 대표는 오는 29~30일 호남을 방문한다. 29일에는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무안국제공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추모 행사에 참석한다. 30일에는 전북도당을 찾고 새만금 일대를 돌아보며 현장 시찰을 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취임 후 매달 호남을 찾겠다고 했었다. 새해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도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보다 넓게 확장하고 당의 힘을 넓혀 가기 위한 행보도 하려고 한다”며 “어떤 분을 어떻게 만나 뵐지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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