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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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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검찰총장 직무대행, 첫 국무회의 참석… “‘수사 독립성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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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 출석했다. 구 대행은 27일 열린 국무회의에도 참석했다. 역대 검찰총장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 보장 등을 이유로 청와대 출입은 물론 국회 출석도 최대한 피해 왔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새해부터 검찰총장 대행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조선일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는) 각 부처뿐 아니라 부처 소속 외청(外廳)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 지시와 관련해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청’으로 불리는 기관들은 진행 사항이나 지시 사항이 부처보다 늦게 공유·보고된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청 단위 기관까지 국무회의에 참석해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는 대통령(의장), 국무총리(부의장)와 15명 이상 30명 이하 국무위원(각 부처 장관)으로 구성된다. 법무부의 외청인 검찰도 총장이 직접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 지시 사항 등을 공유하라는 취지다.

    구 대행이 참석한 두 차례 국무회의에서 검찰 관련 현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국무회의 참석이 검찰의 중립성에 의문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 전례를 찾기 어렵고 대륙법계 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대통령이나 민정수석이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서 구체적인 현안 지시를 하려고 구 대행을 따로 보자고 한다면 거절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이었던 윤석열 정부 때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총장과 전화 통화를 한 기록이 나오자 “수사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며 당시 심우정 검찰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많은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대통령 연두 업무 보고, 반부패기관협의회 등에 대검 지휘부가 참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국정을 논의하는 국무회의에 검찰 수장이 간 경우는 못 봤다”면서 “청와대가 검찰에 당부할 사항이 있다면 법무부 차관이나 검찰국장을 통해 총장 참모에게 전달하는 게 관례였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오는 10월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면서 수사 개시 권한이 사라지는 만큼,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더욱 배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수사권 없이 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공소청은 검찰보다 준사법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라며 “법원에 준해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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