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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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체코 내각 인사가 페트르 파벨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을 압박하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자, 체코 시민들이 파벨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d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체코 수도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과 바츨라프 광장에서 열린 파벨 대통령 지지 시위에는 주최 추산 8~9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시민들은 체코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며 “우리는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페트르 마친카 체코 외교장관 겸 환경장관이 파벨 대통령에게 자신이 속한 우파 성향의 운전자당 명예의장인 필리프 투레크를 환경장관으로 임명하라고 압박하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에 분노했다. 파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페트르 마친카 장관으로부터 “투레크의 임명을 반대할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서명 한 번이면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투레크 후보는 나치식 경례를 하고 전 연인 폭행 및 강간 혐의로 수사를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바비시 내각은 앞서 그를 외교장관 후보로 지명했으나 파벨 대통령은 부적격 후보라고 판단해 임명을 거부했다. 이후 내각은 그를 환경장관 후보로 다시 지명했지만 파벨 대통령은 이 역시 재가하지 않았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시민단체 측은 마친카 장관의 행동에 대해 “민주주의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전례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는 청원에는 현재 62만2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1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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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품위와 진실, 연대와 존중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긴다”라며 “우리나라의 상황에 책임감을 느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마친카 장관은 이날 체코 공영 방송에 출연해 “정치는 공주들을 위한 영역이 아니다. 최고위 정치에 있는 인물이라면 더 큰 회복력을 보여야 한다”며 “그를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친 유럽연합(EU)·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파벨 대통령과 바비시 연립정부 간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승리한 바비시 총리의 긍정당은 운전자당과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정당 자유직접민주주의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바비시 내각은 출범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폐기하는 등 반EU 행보를 보였다.
야권은 오는 3일 파벨 대통령에 대한 압력 행사 의혹을 이유로 바비시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발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바비시 연정이 하원 200석 중 과반인 108석을 확보한 상황이라 가결 가능성은 작다. 불신임안이 통과하려면 하원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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